문화예술계의 ‘갑을’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제 해결을 논하는 자리가 17일 국회에서 열렸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전국‘을’살리기 비대위가 주최하고 민주당 최민희 의원과 참여연대가 주관한 이번 간담회에는 방송연기자와 보조출연자, 음악인 등이 모여 각자 자신들의 영역에 존재하는 갑을관계 사례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 문화예술계의 ‘갑을’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제 해결을 논하는 자리가 17일 국회에서 열렸다. ⓒ 'go발뉴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주당 우원식 의원(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을의 위치라고 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문화예술계의 문제를 고발하고 해결해 나가는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패널로 참여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각자의 부당한 사례들을 발표하고 국민들이 관심을 호소했다. 문재갑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정책의장은 이날 ‘캐스팅에 대한 방송국의 협상과 타협도 없는 사회적 파워’와 ‘겉으로 문제가 드러나길 두려워하는 연기자들의 처지’를 지적했다.

문 의장은 “방송연기자들도 노동자임을 스스로 자각하고 조직적인 힘을 모으고 있다”며 이를 위한 국민들의 지지와 관심을 호소했다.

보조출연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위원장은 “보조출연자도 법원으로부터 근로자로서 인정을 받았지만 정부는 작년까지 사용자로 해석해 근로자 지위를 보장 받지 못했다”면서 “방송사와 용역회사 사이에서 우리는 ‘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공영방송이 법을 무시하고 방송 출연 대기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시키지도 않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최저임금 수준의 일당도 못 받고 있다”면서 “법만 지켜도 문제가 없는데, 그렇지 않으니 노동조합도 무용지물”이라며 국회 차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또 인디 뮤지션 단편선 씨는 “인디 음악 종사자들의 60%가 월평균 100만원 이하”라고 밝히고는 “그중 10%만이 음악활동을 통해 버는 돈이다. 나머지는 알바와 레슨 등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며 인디 음악계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했다.

이어 “예술가가 부자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의 생계비를 벌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4대보험가입, 최저임금인상 등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go발 뉴스’에 “갑을 관계가 심각한 분야 중 하나가 문화예술, 창조노동 영역”이라며 “이 분야의 노동은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개별적으로 작업하는 특성상 조직화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표준근로자 인정과 표준계약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예술인복지법을 발의 했다”고 밝히고는 “법안 통과는 단지 국회 힘만으로는 어렵다”며 “을들이 함께 모여 소리를 내는 취지로 이번 간담회를 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