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책임져라”…‘장마’에도 서울광장 2만여 촛불 ‘활활’

다음 목표 ‘언론개혁’…‘침묵’하는 언론에 쓴소리

굵은 빗줄기도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촛불을 막지 못했다.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난 21일 이후 최대 규모인 2만여 촛불들이 서울광장을 꽉 메우며 한 목소리로 남재준 국정원장의 즉각 해임과 철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 사건을 규탄하며 시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보도하지 않는 언론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13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20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대선개입과 정치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규명을 위한 시급회의’는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라는 주제로 주최측 추산 2만 3천여명(경찰 추산 5천여명)이 참여한 3차 대규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과 철저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102일 된 아기를 안고 무대에 오른 부부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게 쉽지 않았지만 국정원에 강탈된 민주주의를 찾아오지 못하면 우리 세대 뿐 아니라 아이들의 세대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왔다”고 밝혔다.

ⓒ'go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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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국정원의 추악한 자태를 우리는 알고 있다”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또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국가 간의 신뢰를 지켜야할 대화록을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민변의 이광철 변호사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국정원 직무범위와 아무 관련 없다. 정보 전쟁에서 국익을 지키라고 많은 인력을 배치해 준것이다. 정치인, 시민단체 등을 사찰하는 국정원이 우리에게 무슨 소용 있냐”며 “지금 국정원이 광범위하게 정치개입을 한 이 사건을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선거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 땅의 영리집권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국정원 사건과 촛불집회를 보도하지 않는 언론에 대한 질타도 잇따랐다. 사회자는 “언론이 언제까지 이 많은 촛불을 외면할지 지켜 보겠다”며 기자들을 무대 위로 불러 포토 타임을 가지기까지 했다.

지난해 <MBC> 파업으로 해고된 이용마 기자도 무대에 올라 “지난해 파업 기간 동안 축소, 왜곡 보도에 앞장서던 자들이 정치부장, 경제부장 등 주요 보직으로 승진해 있다”며 “언론의 자유가 없다면 민주주의도 제 자리에 설 수 없다. 그 다음 목표는 언론 개혁이다. 여러분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go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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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도 침묵하는 언론에 질타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양에서 온 한 시민(남·77)은 인터뷰를 요청한 ‘go발뉴스’ 기자에 “소속이 어디냐”며 “내가 인터뷰를 하면 뭐하겠나. 울분을 토하면 뭐하나. 어짜피 보도도 하지 않을 것 왜 물어보냐”며 호통을 쳤다.

또 다른 시민은(여·52) “언론이 보도하지 않아도 우리가 왜 여기 나왔는지 당사자들은 알 것”이라며 “언론 장악이라 하지만 언젠간 시민들의 심판대에 오르는 날이 올 것 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정청래․박영선․이미경․유승희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김재연․이상규 의원, 진보정의당 노회찬․박원석․김제남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대거 참여해 국정원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이들의 발언 중간 중간 맞장구치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국정원은 범죄행각이 드러나자 국가기관을 총동원해서 NLL논란을 일으키고 노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하고 민족공동의 평화 청사진 10.4 선언을 짓밟고 있다”며 “공안사건 수사권부터 비밀관리권까지 국정원이 휘두르던 무소불위의 권력을 박탈해야만 국정원의 국내정치개입 여지가 없어진다”고 국정원의 해체를 주장했다.

서울광장 맞은편에 맞불집회를 열고 있는 단체 ⓒ'go발뉴스'
서울광장 맞은편에 맞불집회를 열고 있는 단체 ⓒ'go발뉴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는 “국정원은 국가 걱정원”이라며 “검찰조사로 불법 대선 개입 사실이 밝혀졌고 새누리당 주요 정치인들에 의해 NLL 관련 발언을 조작해 불법적으로 대선에 악용한 것도 밝혀졌다. 이쯤 되면 박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노 대표는 “국정원이 설사 문재인 후보를 위해 불법선거를 했다 해도 지금 사과할 당사자는 박근혜 대통령이다”며 “그런데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니 박근혜 대통령님 당황하셨습니까.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리 당황하셨습니까”라고 비꼬아 시민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한편, 집회 맞은편에서는 어버이연합,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회원 300여명(경찰추산 1000여명)이 ‘종북세력 규탄 국민대회’를 열고 “구태 민주당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며 “국정 혼란시키는 민주당 아웃, 촛불난동 중단하라”는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서울광장 쪽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으나 별다른 마찰 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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