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미안하다, 어른들이 못나서…지지마라 얘들아”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태를 규탄하기 위한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고등학생들도 나서 국정원 사태의 책임자 처벌과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9일 충남 간디학교‧인천 강화 산마을 고등학교‧경남 산청 간디학교‧충북 제천 간디학교 등 4개 학교 70여명의 학생들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 모여 “우리가 빼앗긴 것은 민주주의다”면서 국정원의 선거개입 행태를 비판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사회와 국민을 위해 움직여야할 국가권력과 국가기관이 특정 대선 후보의 지지와 다른 대선 후보를 깎아내리는데 마구잡이로 동원됐다”면서 “하지만 여당은 오리발만 내밀며 노무현 대통령의 NLL발언을 왜곡해 이슈화시키면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사태를 은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교생들은 또 시낭독을 통해 국정원 사태를 꼬집었다. 산마을고교 채송아 양(28)은 “아이들에게 거짓을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네/ 허위를 진실인 양 말하는 것도 잘못이지/잘못을 알면서도 용서해서는 안되네”라며 ‘거짓말’이라는 시를 읊었다.
산청 간디학교 윤나은양(18)은 “민주주의의 싸움이니까 싸우는 방법도 민주주의식으로 싸워야 한다/하늘에 그림자가 없듯이 민주주의 싸움에도 그림자가 없다”는 김수영 시인의 시를 낭독했다.
<경향>에 따르면 시국선언이 끝나고 열린 질의응답에 한 시민이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냐”고 묻자 고교생들은 “아무도 안 시켰다”고 답했다. 이들은 학교별로 학생총회 등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시국선언문 발표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생들이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교생들까지 나서자 한 네티즌(pnsi****)은 “반민주 세력이 나라를 망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억압하고 국민을 기만하니...공부해야할 고등학생들까지 나서게 한다”면서 “미안하다...기성세대가 정의를 지키지 못해...”라며 미안함을 전했다.
네티즌 ‘rum****’도 “이상한 어른들 많을텐데...그래도 바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어 대한민국은 아직 희망적이다. 지지마라 얘들아. 또 미안하다. 어른들이 못나서...”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밖에도 SNS상에는 “진짜 다행이다. 아직 이런 아이들이 있어줘서...지하에 계신 독립운동가 분들과 민주주의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 희생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your****), “고등학생들도 민주주의의 뜻을 버리지 않아 다행이군”(drea****), “온 나라로 번지는 시국선언! 새누리는 들리는가? 박근혜는 들리는가?”(ssb0691), “어린 아이들이 공부 대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데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oxl*****), “사상초유의 사태가 기어이 일어났네…박근혜에게 묻고 싶다, 어디까지 나라를 망가트릴거냐고…”(wos*****)라는 등 국정원 사태를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