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국정원 보도’ 비평 옴부즈맨 프로 조사 착수

노조 “KBS의 국정원 보도가 정상인가?”

KBS가 자사 ‘뉴스9’의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보도 문제를 지적한 옴부즈맨 프로그램 ‘TV 비평 시청자데스크’(이하 시청자데스크)를 문제 삼으며 프로그램 제작 전반에 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해 파문이 일고 있다.

27일 ‘PD저널’ 보도에서 따르면, KBS 길환영 사장은 ‘시청자데스크’가 방송된 다음날인 지난 23일 간부들에게 방송이 나간 경위에 대해 따져 물었고, 그 다음날인 24일 임원회의에서 ‘시청자데스크’의 방송 제작 과정에 대한 조사를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시청자데스크’ ‘클로즈업 TV’ 코너에서는 KBS ‘뉴스9’가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보도하면서 권력의 눈치를 보는 듯 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 비평은 지난해 12월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인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한 날부터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밝힌 11일까지 ‘뉴스9’를 통해 방영된 국정원 관련 보도에 대해 이뤄졌다.

‘시청자데스크’에 대한 제작 경위 조사 소식에 언론노조 KBS본부는 25일 성명을 내어 “KBS 뉴스 비평에 대해 24일 임원회의에서 방송제작과정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협박해 제작진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길환영 사장은 현재의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KBS 보도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사장이 개별 프로그램의 내용을 자의적인 기준으로 문제 삼아 압력을 행사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KBS PD협회도 26일 성명을 내고 제작자에 대한 압력 중단을 촉구했다.

PD협회는 “회사가 자사 프로그램의 비평을 문제 삼는 것은 부당하다”며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자사 프로그램에 대해 따끔한 비판을 하는 ‘TV비평’이 문제인가, 법을 지킨 것에 노발대발하며 제작과정을 조사하시겠다는 사장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길환영 사장은 더 이상 역사에 죄를 짓지 말고 지금 당장 ‘TV비평’ 제작자에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청자데스크’와 같은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방송사에 대한 외부 비판을 수용하자는 취지로 민주화 시대 이후 도입된 포맷이다.

또한, 방송법 제89조에도 “종합편성 또는 보도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는 당해 방송사업자의 방송운영과 방송프로그램에 관한 시청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주당 60분 이상의 시청자 평가프로그램을 편성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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