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리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라”유서 남겨…개교 이례 첫 자체 휴교
성적조작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영훈국제중학교의 현직 교감이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경향>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영훈국제중 교감인 김모(54)씨가 휴일인 16일 오후 6시50분쯤 학교 현관에 있는 난간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숨진 현장에서는 “학교 비리와 관련해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고, 학교를 잘 키워달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자필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입학관리부장, 교무부장 등과 함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손자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입학 사정 기록을 조작했다는 혐의 등으로 두차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신의 아들이 영훈중 2013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합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지난달 30일 이를 공식 사과하고 학교에 자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뉴스1’ 보도에 의하면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자살과 관련 “조사 과정에서 가혹행위나 모욕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으로 공소권이 없어 교감을 수사하지는 못하지만 다른 피고발인과 학교 관계자에 대한 조사와 입시비리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감이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영훈국제중은 17일부터 이틀간 개교 이래 첫 자체 휴교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영훈국제중 홈페이지 좌측 하단에 위치한 포토앨범 메뉴에는 이 학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살방지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김모 교감의 자살 소식이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영훈국제중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해 입학성적 조작 등 비리사실 50여건을 적발하고 지난달 20일 관계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학교의 행정실장 임모(54)씨는 입학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됐으며, 정동식 교장은 지난 14일 국회에 출석해 비리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