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한영외고 동기인 장모 씨가 기존의 진술을 번복, “조민 씨는 사형제도 세미나를 분명 참석했다”고 양심고백하면서 정경심 교수 재판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정 교수 재판을 꾸준히 취재해온 ‘빨간아재’ 박효석 씨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에 대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와 ‘업무방해’를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문을 다시 꺼내 읽어봤다고 밝혔다.

조민 씨의 세미나 참석 여부는 인턴확인서 허위 의혹의 핵심 쟁점이다. 검찰은 조 씨가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1심 재판부는 조 씨가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장 씨 등의 진술을 인정하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빨간아재’ 박효석 씨는 관련해 “이 (인턴십) 확인서 내용 중 ‘09년 5월1일부터 14일까지 인권동아리 등 인턴십 활동이 없었다는 판단의 첫 번째 근거는 장 군의 증언이며 두 번째 근거는 박 군의 증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심 재판부는) 이 두 명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 믿을만하다고 전제한 뒤, 조 양을 목격했다는 다른 여러 명의 증언은 장 군과 박 군의 증언과 배치되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장 군과 박 군이 법정에서 양심선언이라도 하듯 ‘조 양이 맞다’고 했다면 1심에서 배척한 다른 목격자들의 증언 또한 다시 생명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짚었다.

박 씨는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판사는 판결문에 ‘정경심 교수가 제1회 공판기일부터 제21회 공판기일까지는 동영상에서 확인되는 사진의 여성과 남성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제22회 공판기일부터 사진의 여성이 조 양이고, 그 왼쪽에 앉아 있는 남성은 장 군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고 판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정 교수 측은 이미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열리기도 전인 2019년 10월6일에 사진의 여학생이 조 양이라고 주장했으며 이는 다수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 <이미지 출처='빨간아재' 박효석 씨 페이스북>

그는 또 “재판부는 ‘조 양이 검찰조사에서 세미나장 맨 뒷줄에 앉아있었다고 진술했으나, 동영상 속 여학생은 세미나장의 중간 부분에 앉아있다’는 이유로 (실제로는 맨 뒤에서 두 번째줄) 이 여학생이 조 양이라는 정경심 교수의 주장을 배척했다”고 되짚었다.

박 씨는 “그러면서 ‘내가 어디 앉아있었는지 아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심지어 옆자리 남학생이 본인인지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변하는 증인의 말은 어찌 그리 굳게 믿었는지 의문”이라고 1심 재판부를 비판했다.

한편, 대구 MBC가 보도한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녹취록도 정경심 교수 2심 재판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조국백서>, <표창장> 저자인 고일석 더브리핑 기자는 27일 SNS를 통해 “그동안 대구MBC는 이 재판의 가장 핵심적인 관건인 ‘최성해 증언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보도를 연속적으로 내놨다. 그 중 일부는 재판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했다”며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조국 대통령 막으려고’ 보도는 지금 ‘증거’로 제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 <이미지 출처=대구MBC 보도영상 캡처>

고 기자는 “오늘 대구MBC는 ‘항소심 재판부가 최성해의 증언을 판단의 근거로 삼지 말아야 할 이유’를 다시 한 번 총정리해 보도한다”고 예고하고는 “이는 이토록 최소한의 신뢰도 부여할 수 없는 최성해의 말을 바탕으로 판결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재판부를 향한 요구이며 경고”라고 했다.

그는 특히 “어제(26일) 장재혁(조민 씨 한영외고 동기)씨의 용기있는 고백으로 이 재판은 다시 거대한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며 “장 씨의 고백은 일개 증인의 일개 고백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 기자는 “모든 혐의가 그물처럼 촘촘하게 연결된 이 사건에서 장 씨의 고백은 단순히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표창장을 비롯한 모든 혐의에 대해 검찰과 1심 재판부가 이 사건에 대해 얼마나 악의적이고 폭력적으로 임해왔는지, 1심 판결이 얼마나 허황된 허구를 바탕으로 내려진 것인지를 총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제 남은 것은 최성해의 증언”이라며 “우리는 (2심 재판부가) ‘오락가락 횡설수설에 온갖 망상으로 점철돼있는 최성해의 말을 근거로 판결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외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