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여론 일으켜 달라”…김용진 “방송사, 국정원보다 참돔가격이 더 중요”
“국정원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그룹의 핵심계정 가운데 하나가 국정원 직원의 계정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뉴스타파>의 보도가 나왔지만 몇몇 인터넷 매체 외에 이른바 ‘메이저 언론’으로 불리는 중앙언론사들은 해당 보도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 17일 방송한 ‘뉴스타파N’ 12회를 통해 “지난 대선 기간 등의 시기에 트위터 상에서 정치 개입 트윗 등을 집중적으로 게시한 국정원 추정 트위터 그룹의 핵심 계정 nudlenudle 사용자가 43살 이 모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국정원에 정통한 여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신원을 최종 확인한 결과 이 씨는 국정원 심리정보국에서 활동했던 직원으로 확인됐다”며 “이 씨는 지난 4월 중순까지 국정원 심리정보국에서 근무했으며 남재준 신임 국정원장이 부임한 뒤 인사발령이나 현재는 비정보파트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21일까지 <뉴스타파>의 리포트를 직접적으로 인용보도한 매체는 ‘go발뉴스’를 비롯해 <뷰스앤뉴스>,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미디어스> 등 인터넷 언론들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뉴스타파N’의 진행을 맡고있는 최승호 앵커(MBC 해직PD)는 자신의 트위터(@MBC_PDChoi)를 통해 “뉴스타파의 대특종, ‘국정원 트위터로 대선개입 최종 확인!’ 아직 아무 언론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검찰이 무시하면 그만입니다. 시민 여러분이 여론을 일으켜 주십시오. 정말 중요한 보도입니다”라고 호소했다.
‘자로’라는 닉네임의 한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최승호 PD의 절박한 호소가 담긴 트윗이 SNS를 온통 뒤덮고 있다”며 “하지만 뉴스타파의 핵폭탄급 보도가 나간지 벌써 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메이저 언론사 중 어느 한 곳도 이를 보도한 곳은 없다. 단지 인터넷 언론사 몇 곳에서만 보도가 나갔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말 화가나는 것은 그나마 진실과 가까운 언론이라고 믿고있던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마저도 이 사건에 대해 아직 이렇다할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화가난다”고 덧붙였다.
이 네티즌의 말대로 21일까지 <뉴스타파>의 리포트를 직접적으로 인용보도한 매체는 ‘go발뉴스’를 비롯해 <뷰스앤뉴스>,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미디어스> 등 인터넷 언론들이다. 트위터 아이디 ‘@winterq****’은 “뉴스타파 특종! 나라가 뒤집어져야할 일인데...언론들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가운데 <미디어스>는 19일 “주말(18~19일) 사이에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중요한 사실이 확인되고 충격적인 내용의 문건이 폭로됐으나 방송3사는 이를 아예 외면하거나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 매체는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정원 작성 추정 ‘반값등록금 문건’을 언급하며 “KBS ‘뉴스9’과 SBS ‘8뉴스’는 이를 단신처리했으며 MBC ‘뉴스데스크’는 아예 보도하지도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방송 3사 메인뉴스는 국정원 방송3사 메인뉴스는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관련 뉴스보다 ‘화장하는 남자 는다’, ‘베란다의 황조롱이’(KBS) ‘양식보다 싼 자연산 참돔’, ‘이제는 관찰예능 시대’(MBC) ‘시원~한 국물? 입맛 버린다’, ‘얼굴 크기만한 동백꽃 활짝’(SBS) 등과 같은 상대적으로 연성 아이템을 다룬 뉴스의 보도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승호 앵커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둘다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 검찰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영향력이 큰) 방송사들은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특히, KBS와 MBC는 국정원 사건이 박근혜 정부에게도 불리한 이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당히 문제있는 행태”라고 밝혔다.
최 앵커는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은) 민주주의의 근원을 뒤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다. 진실을 밝힘으로써 국정원이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없도록 해야 하는데, 과연 현재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된다”며 “뉴스타파는 계속 새로운 사실을 발굴해서 보도하고 있으나 다른 매체들은 소극적이고 특히 (영향력이 큰) 방송사가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아 일반 대중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트위터(@kbsmuckraker)에 해당 기사를 링크한 후 “KBS, MBC 메인뉴스는 국정원게이트보다 화장하는 남자와 참돔 가격이 더 중요하다. 이것들이 공영방송을 참칭하고 있으니”라고 비판했다.
한편, <뉴스타파> 초대 앵커인 노종면 YTN 해직기자(@nodolbal)는 21일 ‘방송이 국정원 이슈를 다루는 방식’이라는 제목의 트윗을 통해 “오로지 검찰 받아 쓰기. 국정원 여론조작 문건의 잇단 공개와 작성자의 청와대 근무, 트위터 조작질 계정 신분이 국정원 요원이란 사실은 무시하고 검찰 수사 상황만 전한다”고 꼬집었다.
노 기자는 “검찰수사 외 지상파 방송이 보도한 것: K-박원순 문건만, S-등록금 문건만, M-Nothing..문건작성자 청와대 근무, 국정원 요원 트위터 계정 확인은 K,M,S 모두 침묵”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YTN에 대해서도 노 기자는 “보도채널 YTN은? 단신은 지속적으로 쓰는데 리포트는 전무”라며 “이런 양태는 기자의 의욕을 위에서 틀어막는 상황 의심케 함. MBN 등 종편이 차라리 YTN보다 적극 보도”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