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이 11일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파문이 일기 전 귀국한 이유에 대해 “이남기 홍보수석의 지시였다”고 주장해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하림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이 ‘본인의 결정’이라고 밝혔었다. 청와대는 “미국 경찰에 소환돼 조사받는 수도 있고, 수사공조체제가 돼 있으니 귀국해서 수사를 받을 수도 있다”는 방미팀의 설명을 윤 전 대변인이 듣고 자진귀국했다고 설명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변인은 여성인턴에 대해 “출발시간과 차량을 대기시키지 못하는 잘못을 여러차례 할 때마다 단호하게 꾸짖었다. ‘도대체 누가 가이드냐’고 여러차례 질책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혼을 낸 다음에 차를 타고 돌아오다가 제가 많은 생각을 했다. 교포 학생이고 내 딸과 같은 나이인데, 교포를 상대로 심하게 꾸짖었다 자책이 들었다”며 “워싱턴에서 마지막이니 내가 위로하는 뜻에서 술 한잔을 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변인은 “순간 드는 생각이 운전기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동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지하 1층에 허름한 바에 도착을 해서 30분동안 아주 화기 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맞은편에 가이드에 앉았고, 제 오른편에 운전기사가 앉았다”며 “제가 어떻게 그 여성을 성추행할 수 있겠나. 운전 기사가 있는데 그 앞에서 성추행을 할 수 있겠나 어떻게 그 앞에서 폭언을 할 수 있겠나”고 항변했다.

그러다가 “나오면서 제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말하고 나온 게 전부였다”고 윤 전 대변인은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문화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는 생각에 저는 깊이 반성하며, 그 가이드에 대해 이 자리에서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리다”고 덧붙였다.

방으로 불렀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윤 전 대변인은 “인터넷 상 언론에서 무차별하게 보도하는 것에 대해 저는 깊은 유감을 표하고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가이드가 다음날 아침 내 방을 노크해 ‘여기 왜왔어, 빨리 가’하고 문을 닫았다”며 “제가 있을 때 제 방에 그 가이드가 들어온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귀국 과정과 관련 윤 전 대변인은 “경제인 조찬 행사를 마치고 수행원 차량을 타고 오는데, 이남기 홍보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이 수석이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인가.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남기 수석이 1시30분 비행기를 예약했으니 핸드캐리 짐을 찾아서 나가라고 말했다”며 “상관인 이 수석의 지시를 받고 댈러스 공항에 도착해 제 카드로 비행기 좌석표를 사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윤창중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장에서 귀국 권유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