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직원 ‘쌀값 짬짜미’로 10억원 챙겨

검찰, 실제보다 비싸게 사들이고 뒷돈 챙긴 직원 2명 구속

대형 유통업체 홈플러스 직원이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수백억원어치 쌀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10억원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는 8일 검찰이 미곡처리장에서 쌀을 비싸게 사들이고 10억원을 받은 홈플러스 직원 2명을 구속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대전지검 논산지청(지청장 전승수)은 충남의 군 단위 통합 미곡종합처리장과 2년여 동안 쌀을 거래하면서 실제보다 값을 부풀려 사들이는 대가로 10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수재)로 홈플러스 본사 직원 안아무개(33)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안씨는 홈플러스에서 쌀 구매 업무를 맡고 있고, 미곡처리장 쪽과 사전에 공모한 뒤 정상 가격의 2~3%씩 비싼 값으로 사들이는 조건으로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미곡처리장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안씨에게 돈을 건넨 직원 나모(42)씨를 지난달 구속했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충남 미곡처리장이 2년여에 걸쳐 거래한 쌀이 수백억원대에 이르기 때문에 쌀값을 조금만 올려 거래해도 차액이 수십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미곡종합처리장은 지역 단위농협 여러 곳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법인으로 해마다 군에서 생산되는 쌀 가운데 평균 30%(1만5000~2만t)가량 수매해왔다.

미곡종합처리장 관계자는 <한겨레>에 “지역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나빠질 수 있는데다 조합원들한테도 피해가 가는 것이기 때문에 곤혹스럽다”며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부 감사를 벌여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에서는 해당 미곡처리장에서 납품받은 쌀을 자체상표를 달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홈플러스 쪽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며, 이번 사건에 연관된 사람들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돼 계좌추적 등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으며 홈플러스 측은 “수사 중이어서 어떤 내용,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사실관계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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