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지지층 믿고 벌인 막장극에 준열한 회초리 들어”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4.13총선 결과에 대해 “통쾌한 선거혁명”이라며 “보이는가, 이 성난 파도가? 들리는가, 이 성난 함성이”라고 일갈했다.
이 교수는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국민이 만들어낸 성난 파도는 집권세력의 독선과 아집, 그리고 오만방자함을 한꺼번에 휩쓸어 버렸다”며 이같이 이번 선거의 의미를 짚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해 이 교수는 “선거를 전후해 집권세력이 보인 행태는 한 마디로 ‘오만방자’였다”며 “국민은 전혀 안중에 없는 듯 ‘진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치졸하기 짝이 없는 권력투쟁을 일삼고 있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저들이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면서 “‘나라를 팔아먹어도 지지할’ 콘크리트 지지층을 믿고 벌인 오만방자한 막장극에 준열한 회초리를 든 것”이라고 민심을 평가했다.
이 교수는 “MB정권에 이어 현 정권은 우리 경제, 사회를 총체적 난국 상태에 빠뜨렸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자신에게는 아무 책임도 없는 듯, 남을 질책하기에만 급급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 교수는 “4.13 선거혁명은 국민이 그와 같은 대통령의 구차한 변명을 받아들일 의사가 전혀 없음을 명백하게 보여줬다”며 “오직 대통령과 집권세력만이 총체적 난국의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드러난 민심이었다”고 말했다.
또 언론 지형과 관련 이 교수는 이번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일구어낸 것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특히 크다”면서 “조중동, 공영방송, 종편이 집권세력을 일방적으로 응원한 불공정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선거혁명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그들이 지른 성난 함성은 무책임한 집권세력을 벌벌 떨게 만드는 경고”였으며 “이 땅의 모든 정치세력에게 보내는 경고였다”고 말했다.
또 “저들에게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올 뿐이라는 평범한 진리들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4.13 선거혁명이 갖는 의미는 중차대하다”고 헌법 제1조를 상기시켰다.
아울러 야당에게 이 교수는 “예뻐서 표를 몰아준 것은 아니”라며 “변화의 실마리를 잡게 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야당이 이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며 “야당의 두 어깨에 이런 중차대한 임무가 부과되어 있음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 다음은 이준구 교수가 블로그에 올린 글 전문 보이는가, 이 성난 파도가? 들리는가, 이 성난 함성이? 정말이지 너무나 후련하고 멋진 밤이었습니다. 선거를 전후해 집권세력이 보인 행태는 한 마디로 ‘오만방자’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저들이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그 동안 대통령은 모든 실정의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MB정권에 이어 현 정권은 우리 경제, 사회를 총체적 난국 상태에 빠뜨렸습니다. 경제는 무기력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비정규직이나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 개탄스러운 일은 이 땅의 민주주의가 몇십 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자신에게는 아무 책임도 없는 듯, 남을 질책하기에만 급급했습니다. 대통령은 선거에서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향해 끊임없는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새누리당의 참패는 바로 이와 같은 대통령의 잘못된 처신에도 큰 원인이 있었습니다. 어제 우리가 목격한 위대한 선거혁명은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일구어낸 것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특히 큽니다. 그런데 야당의 승리를 축하해 주기 전에 무언가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야당에게는 심히 미안한 말이지만 야당이 예뻐서 표를 몰아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어제의 선거혁명으로 세상이 바뀐 것이 절대 아닙니다. 어제 국민이 만들어낸 성난 파도는 집권세력의 독선과 아집, 그리고 오만방자함을 한꺼번에 휩쓸어 버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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