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과 합의한 10억 엔이 소녀상 철거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유언비어”라고 강력 부인했지만 이와 관련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공식 발언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4일 <뉴시스> 등은 일본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정부가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위안부 관련 문건 등재 신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기시다 외상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철거와 관련 “서울에서 윤병세 장관이 공동 발표한 내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면서 “그 동안 소녀상은 적절하게 이전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해왔으며, 그 인식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또한 그는 “이번 합의 취지에 비추어 한국이 (위안부 관련 문건)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신청에 합류할 생각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우리 외교부는 일본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시다 외상은 특히 이번 협상에서 정식 합의서를 만들지 않은 것과 관련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고 외교장관회담에서 내가 윤병세 외상과 직접 협의를 가졌으며 한국 정부의 확답을 받았다”면서 문서화와 무관하게 한일 합의가 국제적인 협정의 성격을 갖는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한편, 이에 앞서 3일 일본 <교도통신>은 “이번 합의에서 결정된 일본 정부의 10억 엔(약 98억원) 거출(拠出)에 대해 서울의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가 조건인지 여부에 대해 일⋅한 양국이 각각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그러면서 “위안부 소녀상 철거는 일⋅한 합의 사항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일본은 철거 없이 자금을 출연하지 않을 의향”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