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군 자살은 개인문제” 발언 논란

한홍구 “굉장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언”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65)가 1군사령관 시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군 내 자살은 소수의 개인 문제”라는 의견을 밝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한겨레>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05년 8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통제된 사회인 군에서 일어나는 자살사건은 개인의 문제로 볼 게 아닌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자살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문제라고 봅니다. 통제된 사회에서 극소수만 그런다는 건 군대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걸 뜻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다만 죽을 만한 요인을 가진 사람의 마음에 군대 내의 답답함과 불편함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이죠. 물론 그마저도 왜 상담이나 교화를 통해 막지 못했냐고 추궁하면 할 말은 없지만요”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인터뷰를 한 시기는 경기도 연천의 비무장지대에 있는 최전방 부대에서 김모 일병이 총기난사로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친 이른바 ‘연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지 2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당시 범정부 차원에서 ‘병영문화개선위원회’가 만들어질 정도로 군대 내 자살 예방대책이 세워지고 있었다. 김 후보자는 그때 1군사령관으로 동부전선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었다.

또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육군본부의 ‘2003~2006년 자살사고의 세부원인 분석’ 자료를 보면, 근무 부적응·선임병 횡포·업무 부담 등 개인문제가 아닌 군대 내부 문제와 관련된 자살사고가 10명 중 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당시 병영문화개선위원회 위원이었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굉장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다”며 “군대에서 생명을 중시하면서 어떻게 자살을 막을 것인가, 건강하게 자기 발로 입대한 젊은이들이 군대에서 죽어 나가는 일을 막을 것인가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얘기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군대 내 전체 사망자 수는 줄었지만, 이 가운데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은 1950년대 0.59%에서 현재 54.6%로 급증했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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