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의원 긴급 진화 나서.. “여군 비하할 의도 없었다” 사과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장. 군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에 참석한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과 도종환 새정민주연합 의원 간의 공방이 벌어졌다. 송 의원의 발언 중 ‘하사 아가씨’라는 표현이 화근이었다.
▶송 의원= “여단장 문제가 나왔을 때 하사 아가씨 옆에 (하사) 아가씨한테 얘기를 했는데….”
▶도 의원= “여군 1만 명 시대에 그렇게 표현하면 안 되죠. 즉각 정정하세요.”
국회 국방위는 이날 최근 논란이 된 육군 여단장의 부하 여군 성폭행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국회 영상회의록에 따르면 송 의원은 한 장관에게 “여단장은 지난해 거의 외박을 안 나갔고, 가족 면회도 거의 없었다”며 “40대 중반인데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운을 뗐다.
송 의원은 “전국 육해공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 외박을 제대로 나가지 못해 가정관리도 안 되고 본인의 섹스 문제가 생긴다”며 “이런 점들이 문제를 야기 시키는 큰 원인 중 하나가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에게 ‘외출·외박 100% 보장’을 요구했다.
이에 한 장관은 “일반적으로 지휘관들은 휴식과 업무를 조화롭게 사용한다”고 해명한 뒤 “최대한 보장된 휴가를 철저히 시행하겠다”고 답했다.
문제의 ‘하사 아가씨’ 발언은 송 의원이 군 인권 옴부즈맨 제도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송 의원은 “여단장 문제가 나왔을 때 하사 아가씨가 옆에 (하사) 아가씨랑 얘기했는데. 제도적으로 기소할 채널이 없었다”며 “옴브즈맨 제도가 되어 있었다면 (예방)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더 이상 움츠리지 말고 군 발전을 위해서 큰 도움을 줘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정병국 위원장은 “송 의원이 말한 부분은 (속기록에서) 삭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충격적인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욱 새정치연합 부대변인은 “송 의원의 ‘하사 아가씨’라는 발언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성희롱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이런 저급한 인식이 하사관을 동료가 아니라,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든 군대 문화의 적폐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육군사관학교 27기인 송영근 의원은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의원으로 국방부 기무사령관을 지낸 3성 장군 출신이다.
한편, 이날 송 의원은 오후 4시 45분께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는 일 잘한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성과에만 매달리는 비효율적 조직 문화, 폐쇄적인 군사 문화를 고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례를 들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가 된 “하사 아가씨”라는 발언에 대해선 “여성이나 여군을 비하할 의도를 가진 발언 아니다”며 “평생 군 생활을 한 본인이 적절한 군사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국가의 안보를 위해 열심히 매진하고 있는 모든 여군 부사관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