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가 14일 발표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결과를 두고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법원 내외부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15일 <뉴시스> 등에 따르면 송승용 수원지방법원 판사는 대법관추천위원회가 열렸던 이날 오후 법원내부통신망 코트넷에 ‘대법관 임명제청에 관한 의견’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 송승용 수원지방법원 판사

이어 “다양화는 소수자,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인권·노동·환경 등 사회적 갈등 요인에 대한 감수성을 가진 분이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을 판결에 담는 것을 뜻한다”며 “일부 경력을 다양화의 근거로 삼는 것은 외형적·표면적인 다양화”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법관 후보 제청권을 가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이라는 틀에 국한되지 말고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은 사법부의 중요한 사명”이라는 양 대법원장의 취임사를 인용하며 “이번 추천 결과가 취임사의 내용에 부합하는지 자성과 반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 판사는 글의 말미에 안도현 시인의 ‘우리가 눈밭이라면’이라는 시를 소개하며 “따뜻한 함박눈 같은 대법관이 그립습니다”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송 판사는 지난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불평등 조약일 수 있으므로 사법부가 나서야 한다’,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제청을 철회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왔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일명 ‘개념 판사’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한편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다음달 17일 퇴임하는 신영철 대법관의 후임으로 ▶강민구 창원지법원장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위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