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군인·사학연금 개편 검토 안 해” 하루 만에 번복

당·정 엇박자가 빚은 해프닝.. 與 “정부 뒤치다꺼리하다가 골병”

정부가 22일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개편을 포함시켰다가 여당이 “당과 논의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반발하자 하루 만에 이를 번복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23일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해 “2015년 경제정책방향 참고 자료에 군인·사학연금의 개혁안 마련 일정이 포함돼 있으나 정부의 결정된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관계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없이 군인·사학연금 부분이 포함됐다”며 “군인연금은 직역의 특수성이 크고, 사학연금의 경우 기금 재정상에 있어 현재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한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갈 계획”이라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조속하게 처리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정부 차원의 지원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청와대
ⓒ 청와대

정부는 전날인 22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개혁안을 각각 내년 10월과 6월에 마련키로 일정을 명시했다.

그러나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즉시 “공무원개혁에 주력해야 될 시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당의 입장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하나만으로도 어려운 상황인데 다른 공적연금까지 건드렸다간 다가올 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보고서에 이런 것들도 앞으로 챙겨봐야 할 과제라고 간단하게 올라가 있는 것이 많이 과장되어 앞으로 내년도 몇 월에 어떻다고 되어 있는데 기재부와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며 “(사학·군인연금은) 시간을 가지고 점검을 해 볼 과제이지 동시다발적으로 할 과제는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어제 정리했다”며 사학·군인연금을 개혁할 생각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김현숙 원내부대표도 “당은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충분히 상의를 했지만 사학·군인연금 얘기는 사전협의 내용에 없었다”며 “당의 현재 입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주력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아무리 실무자 잘못이라도 공무원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숙고하지 못한 이야기가 밖으로 나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여당이 정부 뒤치다꺼리하다가 골병들겠다. 반드시 문책이 뒤따라야한다”고 비난했다.

결국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을 정하면서 여당과 조율 없이 수립했다가 비난이 일자 하루 만에 말을 번복해 논란만 키운 꼴이됐다.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