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해 “대한항공의 일원으로서 국민 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노조는 15일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서 “이번 사건으로 대한항공 경영진의 전근대적 노동권 유린 사건은 대한항공의 눈부신 성장 뒤에 노동자들의 눈물겨운 희생과 아픔이 감춰져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회사의 성장과 발전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행복임을 명심하고 대한항공은 노동자를 존중하는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노조는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리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열심히 싸우겠다”며 “사기업인 대한항공,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안전과 노동자 권익보다는 이윤을 우선시하는 회사와 그리고 정부, 정치권의 협작에 의해 멀쩡한 사기업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때문에 조종사노조는 2007년부터 단체행동권을 심각하게 제한 받게 되었고, 회사의 일방적 노무관리를 견제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기업인 대한항공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한 노조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며 “그래야 재벌의 독단적이고, 안하무인적 경영행태를 바꾸어 나갈 수 있다. 직원의 인권을 짓밟는 행태가 또다시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 대한항공 페이스북

특히 국토부 조사에 대해 노조는 “이번 사건이 항공사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항공기 사고에 준하는 조사를 하고 있다”며 “사실파악을 위한 단순한 진술을 받는 것이 아니라 혐의 점이나 위법사항을 찾아내기 위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어 사건 조종사에게 심각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국토부가 이번 사건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등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마치 해당 기장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처럼 몰아간다면, ‘재벌의 비뚤어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