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보도.. “정윤회 부인 치맛바람 워낙 쎄.. 승마협회 행정 지배”
정윤회씨 부부가 승마협회를 좌지우지 한다는 <시사저널> 보도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승마협회 조사를 지시했으나 정씨 부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자 박 대통령이 직접 담당 국장과 과장을 좌천하는 데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3일 <한겨레>는 “현 정부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 부부가 정부 부처의 감사 활동과 인사에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해당 부처의 세부 인사 내용을 직접 챙겼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사건은 정 씨의 딸이 지난해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한국마사회컵 전국승마대회 출전 후 판정 시비에 휘말리면서 시작됐다.
청와대는 지난해 5월 문체부에 전례 없던 승마협회 조사 및 감사를 지시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정씨 부부는 문체부 조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자 그해 9월 조사의 주무를 맡았던 문체부 담당 국장과 과장에 대한 좌천성 인사가 이뤄지는 데 개입했고, 이 좌천 인사를 박 대통령이 직접 챙겼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문체부 관계자는 “승마협회가 문제가 많으니 조사하라는 (청와대) 지시가 내려왔다. 문체부에서는 ‘청와대에서 이런 것까지 시키나’라고 생각하면서도 (조사를) 해봤더니, 정윤회 쪽이나 반대쪽이나 다 문제가 많아서 정화가 필요하다고 (청와대에)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를 받은 청와대는 승마협회를 조사한 노모 체육국장과 진모 체육정책과장의 좌천성 인사를 요구했다고 한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인사 과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한겨레>와 만나 “박 대통령이 직접 담당 국장과 과장의 인사권자인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두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며 인사 조처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체부에서 그렇게 체육국장과 체육과장이 한꺼번에 경질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어서 문체부 내부나 체육계에서도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정윤회씨가 직접 박 대통령에게 이야기를 했는지, 아니면 정윤회씨가 이른바 3인방을 통해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당시 승마협회 관련 감사 지시와 인사야말로 (정윤회씨가 국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승마협회의 한 고위 임원은 “정윤회씨 부인의 치맛바람이 워낙 셌는데, 지금은 (정씨 부부가) 과거 비리로 감옥에 갔다 온 한 인사를 통해 승마협회 행정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윤회 씨는 2일 <한겨레>에 “(문체부 국장·과장의 좌천성 인사와 관련해) 그것도 수사 중에 있는데, 저는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딸의 일이니 당시 부인이 했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그거는 모르겠다. 다만 나는 직접 그렇게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지난 4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윤회 씨 딸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특혜 의혹이 있는데 승마계에서는 보이지 않는 검은손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청와대 지시로 체육단체 특별감사를 추진해 (정윤회씨가 청와대에 전달한) 살생부에 오른 인사들에게 사퇴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