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영애 박근혜-최태민 신뢰관계 대통령 박근혜-정윤회로?”
정윤회 씨의 이른바 ‘비선 실세 라인’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정 씨의 장인인 故 최태민 씨가 다시금 언론에 이름을 올리며 재조명 되고 있다.
2일 <미디어오늘>은 ‘정윤회 공방, 청와대에 어른거리는 최태민의 그림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 씨 일가와 박 대통령, 정윤회 씨와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동생 박지만 씨의 관계에 대해 소개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990년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씨와 박지만 씨가 노태우 대통령에게 “속고 있는 언니가 불쌍하다”며 “저희 언니와 저희들을 최태민 씨의 손아귀에서 건져달라”고 애원하는 탄원서를 보낸 사실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 측과 최 씨 일가의 문제가 오래전부터 시작돼 왔음을 시사했다.
이들은 당시 “최 씨는 아버님(박정희 전 대통령) 재직 시 아버님의 눈을 속이고 우리 언니인 박근혜의 비호 아래 치부하였다는 소문이 있다”며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축재 행위가 폭로될까봐 계속해 저희 언니를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아 왔다”고 주장했다.
흔히 목사로 수식어가 붙는 최태민 씨는 한때 불교 승려 행세를 하기도 했고 천주교 세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이 7개나 되고 부인이 6명에 3남 6녀를 두고 있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을 처음 만난 건 1974년 육영수 여사가 죽고 난 뒤 최 씨의 꿈에 육영수 여사를 만났다는 편지를 보내면서부터라고 알려졌으나 최 씨와 박 대통령은 이러한 ‘현몽설’을 부정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영애 시절부터 최 씨에 상당히 의존한 사실이 여러 기록을 통해 확인된다. 박 대통령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내가 누구에게 조종을 받는다는 것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라며 “최 목사는 88년 박정희 기념사업회를 만들 때 내가 도움을 청해 몇 개월 동안 나를 도와주었을 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04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선 “그분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다.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고 그래서 음해도 많이 받았다”며 “정권이 몇 번 바뀌는 동안 친척까지 이 잡듯이 뒤지고 조사도 많이 했지만 아무 것도 드러난 것이 없지 않느냐”고 옹호하기도 했다.
하지만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이 설립한 구국봉사단에서 명예총재로 행세하면서 기업인들을 운영위원으로 위촉해 찬조비나 운영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는 혐의가 일자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불러 다그쳤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항소 이유서를 보면 “본인이 결행한 10·26 혁명의 동기 가운데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총재 최태민, 명예총재 박근혜양으로 되어 있는 구국여성봉사단 문제이며, 본인은 최 목사의 부정행위를 상세히 조사해 박대통령에게 보고했지만 박 대통령은 근혜양을 그 단체에서 손을 떼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근혜양을 총재로 최태민 목사를 명예총재로 올려놓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는 최 씨가 1994년 사망한 후 정윤회 씨로 이어졌다. 정 씨는 최 씨 사망 후 박 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하면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가 되면서 잠깐 물러났다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회 입법보조원으로 활동하다가 이 후 전면에서 물러났지만 정 씨가 박 대통령의 뒤에서 보좌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흘러나왔다.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선에 도전했던 2007년 당시 예비후보 경선 캠프 이외에 정윤회씨가 중심이 된 이른바 ‘논현동팀’(강남팀)이라는 외곽조직을 운영했다는 이야기가 여의도 정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렸다. 당시 박 대통령은 “강남팀이라는 것은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정 씨가 여전히 비선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루머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당일 의문의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정윤회를 만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정 씨가 문고리 3인방과 함께 그림자 권력 행세를 하고 있으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을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는 내용의 청와대 문건이 <세계일보>에 의해 폭로됐다.
<미디어오늘>은 결과적으로 문건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영애 박근혜-최태민의 신뢰 관계는 대통령 박근혜-정윤회 이어져 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