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게이트’에 朴대통령 일가-최태민 관계 재부상

<미디어오늘> “영애 박근혜-최태민 신뢰관계 대통령 박근혜-정윤회로?”

정윤회 씨의 이른바 ‘비선 실세 라인’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정 씨의 장인인 故 최태민 씨가 다시금 언론에 이름을 올리며 재조명 되고 있다.

2일 <미디어오늘>은 ‘정윤회 공방, 청와대에 어른거리는 최태민의 그림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 씨 일가와 박 대통령, 정윤회 씨와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동생 박지만 씨의 관계에 대해 소개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990년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씨와 박지만 씨가 노태우 대통령에게 “속고 있는 언니가 불쌍하다”며 “저희 언니와 저희들을 최태민 씨의 손아귀에서 건져달라”고 애원하는 탄원서를 보낸 사실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 측과 최 씨 일가의 문제가 오래전부터 시작돼 왔음을 시사했다.

이들은 당시 “최 씨는 아버님(박정희 전 대통령) 재직 시 아버님의 눈을 속이고 우리 언니인 박근혜의 비호 아래 치부하였다는 소문이 있다”며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축재 행위가 폭로될까봐 계속해 저희 언니를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아 왔다”고 주장했다.

최태민 씨에 대한 1990년 11월 23일 동아일보 기사 ⓒ 네이버 신문 라이브러리
최태민 씨에 대한 1990년 11월 23일 동아일보 기사 ⓒ 네이버 신문 라이브러리

흔히 목사로 수식어가 붙는 최태민 씨는 한때 불교 승려 행세를 하기도 했고 천주교 세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이 7개나 되고 부인이 6명에 3남 6녀를 두고 있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을 처음 만난 건 1974년 육영수 여사가 죽고 난 뒤 최 씨의 꿈에 육영수 여사를 만났다는 편지를 보내면서부터라고 알려졌으나 최 씨와 박 대통령은 이러한 ‘현몽설’을 부정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영애 시절부터 최 씨에 상당히 의존한 사실이 여러 기록을 통해 확인된다. 박 대통령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내가 누구에게 조종을 받는다는 것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라며 “최 목사는 88년 박정희 기념사업회를 만들 때 내가 도움을 청해 몇 개월 동안 나를 도와주었을 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04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선 “그분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다.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고 그래서 음해도 많이 받았다”며 “정권이 몇 번 바뀌는 동안 친척까지 이 잡듯이 뒤지고 조사도 많이 했지만 아무 것도 드러난 것이 없지 않느냐”고 옹호하기도 했다.

하지만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이 설립한 구국봉사단에서 명예총재로 행세하면서 기업인들을 운영위원으로 위촉해 찬조비나 운영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는 혐의가 일자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불러 다그쳤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항소 이유서를 보면 “본인이 결행한 10·26 혁명의 동기 가운데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총재 최태민, 명예총재 박근혜양으로 되어 있는 구국여성봉사단 문제이며, 본인은 최 목사의 부정행위를 상세히 조사해 박대통령에게 보고했지만 박 대통령은 근혜양을 그 단체에서 손을 떼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근혜양을 총재로 최태민 목사를 명예총재로 올려놓았다”고 밝히고 있다.

최태민 씨 사망 소식을 알리는 1994년 7월13일자 경향신문 기사 ⓒ 네이버 신문 라이브러리
최태민 씨 사망 소식을 알리는 1994년 7월13일자 경향신문 기사 ⓒ 네이버 신문 라이브러리

이러한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는 최 씨가 1994년 사망한 후 정윤회 씨로 이어졌다. 정 씨는 최 씨 사망 후 박 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하면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가 되면서 잠깐 물러났다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회 입법보조원으로 활동하다가 이 후 전면에서 물러났지만 정 씨가 박 대통령의 뒤에서 보좌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흘러나왔다.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선에 도전했던 2007년 당시 예비후보 경선 캠프 이외에 정윤회씨가 중심이 된 이른바 ‘논현동팀’(강남팀)이라는 외곽조직을 운영했다는 이야기가 여의도 정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렸다. 당시 박 대통령은 “강남팀이라는 것은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정 씨가 여전히 비선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루머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당일 의문의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정윤회를 만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정 씨가 문고리 3인방과 함께 그림자 권력 행세를 하고 있으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을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는 내용의 청와대 문건이 <세계일보>에 의해 폭로됐다.

<미디어오늘>은 결과적으로 문건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영애 박근혜-최태민의 신뢰 관계는 대통령 박근혜-정윤회 이어져 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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