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힘이 있다면 아기를 많이 낳은 순서대로 (여성) 비례대표 공천을 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일 여성 리더십을 언급하며 한 말이다. 김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여성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축사에서 “비례 대표 여성 숫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앙여성위원회는 새누리당 내 여성조직이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 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일본의 합계 출산율이 1.34, 독일은 1.37인데 대한민국의 위대한 여성들은 1.08까지 내려갔다가 59조6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겨우 올라간 게 1.19다”라며 국내 저출산 문제를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여성 비례대표 공천 문제도 거론했다. “정치권은 시험을 쳐서 되는 게 아니고 당선될 사람을 공천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 공천을 (전체 의석에서) 30% 내놓아라’는 이것은 다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과거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여성 공천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성 할당인) 30%를 채우기 위해선 비례대표 여성 숫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며 “앞으로 언제까지 당대표를 할지 모르겠지만 제게 힘이 있다면 애기 많이 낳은 순서대로 비례 공천을 줘야 하지 않나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 대표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으로, 우린 미국도 하지 못했던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켰다”며 “한국 사회에서 여성 대통령 탄생을 신호탄으로 더 많은 여성들께서 정계·이공계·경제계 분야에 적극 진출해서 사회 각계각층 리더 활약하는 분위기가 잡혔다”며 박 대통령을 치켜 세웠다. 

이어 “모성애가 우리 사회를 이끄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여기 계신 모두의 여성님들도 다 어머니인데, 애기 안 낳으신 분들은 찔릴 것”이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비민주적 수직적 리더십, 카리스마 패거리 문화 등 남성적 리더십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저도 예전엔 ‘무대(무성대장)’ 별명이 듣기 좋았는데 요샌 너무 마초 같은 인상이 느껴지니 앞으로 무대라 부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발언은 미혼 여성과 무자녀인 기혼 여성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002년 장상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이 유고가 될 경우 총리가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게 될텐데 국방을 모르는 여성 총리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며 여성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해당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김 대표의 발언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곰곰이 곱씹어봐라. 누가 제일 찔리겠냐”(@so5reum), “김무성이 미혼여성인 대통령을 대놓고 디스했네”(@homosc***), “입만 열면 마초적인 발언”(@bongbong***)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