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국민연금공단, 제발 저리나…표현자유 침해”
임순례 감독의 새 영화 ‘남쪽으로 튀어’측이 영화에서 국민연금 납부를 거부하는 장면을 삭제해달라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요구했다고 4일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측은 “내용 확인 차원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기초연금 도입 방안이 기존 국민연금 가입자의 역차별 논란을 일으켜 일부 시민들의 탈퇴 조짐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정부기관의 영화 상의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하고 있다”며 “기금 운영이나 잘 하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오는 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남쪽으로 튀어’에서 주인공 최해갑(김윤석)은 괴짜로 국민연금 가입도 거부하고 수신료를 내지 않겠다며 TV를 부숴버린다. 그는 공무원에게 ‘나라가 언제부터 국민들을 걱정했냐’며 ‘국민 거부’를 선언한다.
4일 <스포츠한국>에 따르면 제작사 영화사 거미의 이미영 대표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광고대행사로부터 수차례 항의 전화를 받았다”며 “장면 삭제 등 무리한 요구를 해서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해당 장면은 주인공의 개인적 성향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법무법인의 자문도 받았다”며 “정말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과 통화한 국민연금관리공단 홍보대행사의 노희경 부장은 “국민연금관리공단 관련 장면이 삽입돼 촬영 협조를 받았는지에 대한 공문을 달라 했으나 받지 못했다”며 “장면 삭제도 강압이 아니라 가능한지 여부를 물었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노 부장은 “해당 예고편이 공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어 홍보대행사 차원에서 사실 확인을 하려 했을 뿐이다”며 “공단 측의 요청을 받은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앞서 국민연금관리공단 측은 지난달 23일에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사무실도 방문했다. 언론 시사회 때문에 국민연금관리공단 관계자들은 영화 담당자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롯데 측은 “미리 방문 연락도 하지 않은 항의 방문”이라 주장했고 국민연금관리공단 측은 “정확한 내용 확인 차원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남쪽으로 튀어’는 국민의 의무와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원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TV 수신료 거부 내용도 나온다. 실제 많은 시민들은 KBS 수신료 거부 투쟁을 벌이기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S의 한 관계자는 “영화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이나 방침이 나온 적은 없겠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에서 TV수신료 거부 문제를 직접 다뤘다는 것은 거북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고 <스포츠한국>은 전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요즘 국민연금 내기 싫은 사람 무지 많은 것은 사실인데”(dark****), “진짜 누굴 위한 연금공단인지. 딴지 걸지마”(rk**), “뭔가 꾸린 게 많나보네. 삭제할 내용이 뭔지 영화 꼭 봐야겠다”(엄마**), “영화는 영화일 뿐.. 뭐, 찔리는 거 있냐.”(샤*), “원작은 일본인데 왜 니들이 난리냐? 찔리는 게 많긴 한가보네”(This****), “연금공단이 떳떳하다면 저런 장면을 그냥 웃어넘기겠지만 지들도 찔리는 게 많으니 뜨끔하겠지. 이대로 가면 연금은 고갈 될테고 젊은층은 연금 실컷 부어놓고 하나도 못 받을 수도 있을테니”(묻**), “이런 게 표현의 자유 침해다”(미니**), “만약 더욱 현실적으로 심도있게 공단 비리를 다뤘으면 거품 물고 쓰러졌겠네. 저 정도만 해준 것도 고마워 할 것이지”(Alc******), “그런데 찾아다니면서 항의하지 말고 운영이나 제대로 하세요 지발~운영도 제대로 못하면서“(스나**)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네티즌 ‘시트**’는 “소설이 원작인데 원작을 읽어봐도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아니다”며 “연금강제 징수, TV시청료 강제징수는 운동권 출신인 주인공의 개인적 성향을 표현하는 일종의 매개체 역할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듯하다”며 “영화 편집요구는 풍자의 세계를 너무 편협한 시각으로만 본 전형적인 사례인 듯하다”고 일침을 날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