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 사망 사건으로 군대 내 인권침해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군 인권침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상담전화를 병사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군 당국이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앞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군대에서 폭력, 성희롱 등으로 인권을 침해당했을 때 피해자가 대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상담전화인 ‘아미콜(Armycall)을 내년 초 개설하기로 했다. 아미콜은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추진되던 사업이다.

그러나 10일 <연합>에 따르면, 군 당국은 이를 이용하는 장병을 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아미콜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법적인 조치까지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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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본부가 지난 6월 아미콜과 관련해 각급부대에 전달한 문건에 따르면, 육본은 “군인권센터는 NGO로서 군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민간단체이며, 아미콜도 군과는 무관한 민간 상담센터”라며 “따라서 ‘아미콜’과 같은 민간 인권상담기구 활용시 군인복무규율 위반”이라는 점을 장병들에게 교육할 것을 지시했다.

또 육본은 현재 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충처리 및 인권상담체계를 활용하도록 교육하라며 국방헬프콜(1303), 육군 인권상담센터 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국방헬프콜 등 군의 상담체계는 윤 일병 사건 이후 이미 유명무실하다는 점이 언론을 통해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지난해 8월 군 고충 상담전화인 ‘국군생명의 전화’를 확대 개편한 국방헬프콜의 경우 전국의 모든 군 장병을 상대하는데도 전화 상담회선은 2대, 전문 상담원 3명이 주·야간에 번갈아 가며 근무하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과금 체계가 정리되지 않아 공중전화로는 헬프콜과 통화할 수 없다는 점도 피해 사병이 전화를 걸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또 인터넷 신고 역시 칸막이가 없는 군 사이버지식정보방의 현실 때문에 다른 장병들의 눈을 피해 신고가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육군은 아미콜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하려고 지난 6월 ‘Armycall’이란 단어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한 사실이 드러나 군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개선할 의지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아미콜(Army Call)’에 대해 육군이 사용을 금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 군이 운영하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