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가 ‘졸속’ ‘밀실야합’이라는 비난 여론이 새정치민주연합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로부터 ‘백기항복’을 받아낸 새누리당은 재보선 압승에 이어 또 다시 잔칫집 분위기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협상이라는 것이 피차 100%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해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원내대표가 처리를 매끄럽게 하지 못했다는 질책의 말씀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이 특검 추천권을 갖든지 진상조사위에서 특검을 추천하자고 했지만 결국 절차에 따라 상설특검에서 추천권을 갖기로 한 것은 다행스럽고, 상설특검의 정착을 위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이현재 정책위부의장도 “야당이 진상조사위에 수사권을 달라, 기소권을 달라, 특검추천권을 달라는 등 억지주장에 너무 끌려 다녀 민생이 외면된 게 아쉽다”며 “시간을 많이 끌었지만 이완구 원내대표께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낸 건 다행”이라고 추켜세웠다.

▲ ⓒ 새정치민주연합

반면 새정치연합 안팎에서 특별법 재협상 요구가 거세지면서 박영선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지 불과 4일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분위기다.

천정배 상임고문은 자신의 트위터에 “세월호 특별법 합의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성급하게 내린 잘못된 결단”이라며 “스스로 철회하든지 의원총회가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수도권 초선의원은 <연합뉴스>에 “당 안팎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 결론에 대해 당혹스러움이 있다”며 “박 원내대표가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타협을 해야 했다면 먼저 가족과 단식농성한 의원들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7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단식을 중단했던 유가족들도 여야의 ‘졸속합의’에 반발하며 “물도 소금도 먹지 않는 완전한 단식에 돌입하겠다”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그런가하면, 수사-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2천리 도보 순례’ 중인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는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에 대해 “있으나마나한 그런 법”이라고 분노했다.

이 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사권이나 기소권”이라며 “그게 없는 상태에서는 세월호 진상을 밝히는 게 어찌보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수사권과 소권은 반드시 포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가족의 입장이 한 번은 되어 달라”고 호소하며 “유가족 입장이 되어봐야 유가족이 지금 어떠한 슬픔과 어떠한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지, 세월호 유가족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것을 알 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7월 8일 안산을 떠난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씨는 안산을 떠난 지 37일 째인 오는 14일 최종목적지인 대전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