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B출판사가 개최한 공모전에서 입상하여 상금을 수령했다. 그 후 B출판사는 A씨의 입상작을 책으로 출간하였으나 아무런 대가도 지급하지 않았다. A씨가 B출판사에 소설 출판을 항의했으나, B출판사는 '수상 작품에 대한 일체의 권리는 주최 기관에 귀속된다'는 약관 조항을 이유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공모전을 주최하는 사업자가 응모자의 아이디어를 부당하게 탈취·유용하는 등 지식재산권 관련 피해가 다수 발생해 공정거리위원회가 제재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15개 공공기관·민간기업의 총 31개 아이디어 공모전 약관의 약관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여 이 가운데 15개 기관의 지식재산권 귀속·사용 관련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ㅊ고 밝혔다.

공정위에 공모전 관련 불공정약권을 운용하다 적발된 기관은 한국 도로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마사회 등 11곳 공공기관과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롯데쇼핑 등 4곳 민간기업이다.

이들 기관은 공모전에 응모된 작품에 관한 모든 권리가 주최 기관에 귀속되도록 약관을 운영해왔다.

공정위는 “‘응모 작품(수상 작품)에 관한 모든 권리가 주최 기관에 귀속된다’는 조항은 공모전 주최 사업자가 응모 작품의 지적재산권을 대가 지급없이 양수한다는 내용이므로 응모자에게 부당하고, 수상 작품에 지급되는 상금 등의 혜택도 원칙적으로 수상 작품의 대한 대가를 미리 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응모 작품에 관한 모든 권리는 응모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약관을 시정했다.

▲ ⓒ 현대자동차

또 한국국제협력단의 코이카건축디자인공모전,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방사성폐기물관리 대학생 경진대회 등 2개 공모전에 대해 수상 작품에 관한 임의 사용 조항도 시정했다.

수상작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상자로부터 지석재산권을 양수받거나 사용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이들 기관은 ‘수상 작품은 주최 기관에서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 탓에 공모전 수상작을 사용 범위 제한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시정된 약관에 따라 수상 작품은 수상자와 별도의 약정을 체결해 사용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응모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지식재산권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거래 관행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