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폭언 녹취 파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남양유업에 공정거래위원회가 1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공정위는 8일 대리점에 제품 구입을 강요하고 대형유통업체 파견사원 임금을 전가한 남양유업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123억원의 과징금 부과와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007년부터 지난 5월까지 대리점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과 대리점 주문이 저조한 제품 등 26개 품목을 할당해 구입을 강제해왔다. 남양유업이 해당 기간 동안 전국 1849개 대리점에 떠넘긴 물량은 전체 대리점 공급량의 20~35%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 ⓒ'경제투데이'캡처

이와 관련, 고병희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경쟁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과징금은 위반행위 확인된 26개 품목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법상 최대 부과율인 매출액의 2% 범위 내에서 부과한 것”이라며 “최근 3년간 법 위반 횟수나 고위 임원의 법 위반 행위 관여 등이 가중사유가 됐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2010년 9월부터 주문시스템(PAMS21)을 변경해 대리점이 최초 주문량을 검색할 수 없게 하고 사측의 주문담당자가 임의적으로 수량 수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본사의 반품 제한 정책으로 대리점주들은 밀어내기로 떠안은 물량을 덤핑이나 폐기처분 등으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밀어내기 발생원인으로 공장 설비상 최소생산량과 실제 제품회전량의 차이, 반품을 인정하지 않거나 기피하는 회사 운영 방침, 시장수요 및 판매계획 대비 실제 판매량 차이 등을 꼽았다.

또한, 남양유업은 대형유통업체에 파견하는 진열판촉사원의 임금을 대리점과 사전합의 없이 50%이상 전가한 행위도 적발됐다. 지난해 남양유업이 대형유통업체에 파견 보낸 진열판촉사원은 총 397명으로 대리점은 이들 급여의 평균 63%를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거래 상대방에게 구입의사 없는 상품의 구입을 강제하거나 자신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는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중 구입강제와 이익제공 강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주문시스템과 결제방식을 변경해 공정위에 보고토록하고 진열판촉사원 임금 분담비율 등을 대리점과 사전협의 후 계약서에 명기하도록 조치했고, 남양유업 법인 외에도 검찰의 요청에 따라 관련 임직원에 대해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추가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