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대리점協 끝내 ‘협상 결렬’

協 삭발식·단식투쟁 돌입…社 “언제든 협상 재기할 것”

남양유업과 피해대리점주들로 구성된 구 대리점협의회가 6차례 협상 끝에 19일 파행을 맞았다. 구 협의회는 이날 사측과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삭발식을 벌이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구 협의회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열한 남양유업은 대리점협의회를 ‘7000억이라는 돈을 요구하는 파렴치한’으로 음해하고 거짓 조작하며 언론플레이를 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끊임없이 저지르고 있다”고 사측을 규탄했다.

‘갑을’ 관계의 도화선이 된 남양유업 사태는 지난달 21일 첫 번째 교섭을 시작으로 한달 간 진행됐다. 지난 7일 열린 6차 회의에서 구 협의회와 본사 측은 타결 가능성을 점치며 순항을 보였으나, 다시 갈등 국면을 맞으며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남양유업 대리점협의회가 19일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go발뉴스'
남양유업 대리점협의회가 19일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go발뉴스'

협의회 측은 “사측은 어떠한 잘못의 인정도, 반성의 의지도, 진심어린 사죄도 없는 실로 기가 막힌 범죄집단”이라며 “전 회원의 검찰 고소와 국회 청문회의 개최요구, 어떠한 어려움에도 물러서지 않고 마지막 들숨의 힘이 남아 있는 한 비열한 남양유업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결사투쟁을 선언했다.

이들은 또 “앞으로는 사과하면서 뒤로는 어용단체를 만들어 회사의 피해를 줄이고 대리점 협의회와 원만한 협상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모든 교섭안을 받아 줄 것처럼 얘기하고는 뒤로 허무한 개그 수준의 교섭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17일 남양유업 측은 ‘어용 단체’ 의혹을 받고 있는 신 협의회와 불공정 거래 차단 및 상생기금 조성 등에 협상 타결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 후 이창섭 협의회 회장을 포함한 관계자 3명은 삭발식을 가졌고,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이창섭 회장은 ‘go발뉴스’에 “남양유업은 어떠한 양심도, 그것을 고치려는 의지도 없고 피해자를 또 한번 죽이겠다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홍원식 회장의 공식 사과와 우리가 요구한 모든 교섭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진심어린 사과와 협의회 측이 요구한 교섭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구 대리점협의회 ⓒ'go발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진심어린 사과와 협의회 측이 요구한 교섭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구 대리점협의회 ⓒ'go발뉴스'

남양유업 협의회의 이같은 호소에 전국 ‘을’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경제민주화국민본부 등도 성명을 통해 “전국의 ‘을’들이 죽어가고 신음하고 있음에도 한가하게 남양유업 우유나 마시면서 전국의 ‘을’들을 기만하고 조롱하는 새누리당과 경제민주화 입법 및 대책을 거부하고 방해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내각, 청와대를 전면 규탄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즉시 남양유업, 편의점 사태 등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며 “홍원식 회장이 직접 참여해 구체적인 불법행위와 잘못을 인정하고 진실하게 사죄하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신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언제든지 협상을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은 <아시아경제>에 “4차 협상 때 대표가 나가 직접 사과를 하는 등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고 본다”며 “협상장에서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서부경찰서는 이날 남양유업 대리점주에 대한 폭언 등이 담긴 음성 녹취파일을 인터넷에 공개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남양유업 전 대리점주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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