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 십자가 순례단이 충남 논산시 상월면 월오리에 있는 중앙휴게소를 진입하던 중, 김씨가 메고 있던 십자가의 오른쪽 부분이 갑자기 부러졌다. 예상 치 못한 일에 순례 내내 십자가를 메고 있던 김씨의 얼굴은 당황스러운 기색으로 역력했다.

이는 순례 일정 내내 지속된 고온다습한 날씨에 십자가 이음매에 붙어 있던 본드가 녹아내리면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 와동성당 신자인 김씨는 순례 시작일인 지난 8일부터 십자가를 어깨에 짊어지고 순례에 나섰다.

▲ 김학일씨의 십자가가 갑자기 부러지자, 한 천주교 수사가 부러진 부위를 손으로 받치고 있다.

총 길이 130cm, 무게 5kg인 나무 십자가에는 “하루속히 가족 품으로”, “잊지말아주세요 기도해주세요”등의 메세지가 적힌 노란 리본들이 가득 달려있다.

김씨는 부러진 십자가를 순례단 지원 차량에 실었다. 행여나 십자가를 다시 짊어지지 못할까 노심초사하는 김씨의 모습에 순례단은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와 함께 순례 중인 이호진씨의 딸 아름씨는 “예수 십자가상도 두 아버지들처럼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부러진 십자가를 차량에 실고 있는 김학일씨.

이후 순례단은 김씨의 십자가를 논산의 한 목공소에서 수리했고, 부러졌던 십자가는 다시 원형의 모습을 되찾았다. 부러졌던 부위에 나무 합판을 덧대 더 단단해 진 모양새다.

한편, 세월호 십자가 순례단은 이날 오전 11시 오전 일정을 마치고, 오후 논산 대교동성당(충남 논산시 대교동 203-17)을 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