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잃은 두 아버지의 ‘십자가 도보’ 순례기
| “4일째 걷는데 걸을 때 마다 너무 슬퍼요. 바보같이 걸어봤자 뭐가 달라지겠어요. 전 아빠가 걱정 돼서 따라왔어요. 승현이가 배에 있을 때 내가 누난데 아무것도 못했어요. 저 수영할 줄 알거든요. 산소통 메고 들어간다고 했는데 안줬어요. 선미 가라앉을 때 바보같이 바라보기만 했어요. 누난데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승현이 보고 싶어 미치겠어요. 자꾸 생각나고 자꾸 떠오르는데 만날 수가 없어서 미치겠어요. 동생 수학여행 다녀오면 맛있는 거 사주고 용돈도 더 주려고 했거든요. 근데 이제 소용없게 됐어요. 언니, 아빠도 저러다 쓰러질까봐 너무 겁나요.” |
이아름 씨는 고 단원고 2학년 8반 이승현 군의 누나다. 7살 터울이다.
승현 군의 사진을 목에 걸고 4일째 묵묵히 걷던 아름씨가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오후 3시57분, 오전에 씩씩했던 아름씨가 온양 모종동 성당을 떠나 천안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험한 도로길에 치인 아름씨의 오른발 발톱이 보라빛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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