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선 최전방 GOP에서 경계근무를 마친 병사가 동료 병사들에게 총기를 난사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강원 고성군 간성읍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모 부대 GOP에서 임 모 병장이 주간 경계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직후 소초 인근에서 동료 병사들에게 K-2 소총 10여 발을 난사했다. 이 사고로 병사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 상태가 시각한 2명은 군 헬기로 국군 수도병원과 강릉 국군병원 등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경상자 5명은 강릉 아산병원 등 민간 병원으로 이송됐다.

난사 직후 임 병장은 K-2 총기와 실탄 60여 발을 소지하고 무장 탈영해 군 당국이 현재 추적 중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22일 언론브리핑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이번 불의의 사고로 인해 희생된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사망자 및 부상자 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필요한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 ⓒ KBS

한편 총기를 난사한 임 병장은 인성검사 결과 ‘B급 관심사병’으로 분류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의 관심사병 관리 체계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임 병장은 지난해 4월 인성검사 결과 원래 A급 관심사병으로 분류되었으나 11월 다시 검사했을 때 B급으로 변경돼 12월부터 GOP 근무가 가능했다.

군의 관심사병의 분류는 A~C 등급으로 나뉘며 이중 특별 관리대상인 A급은 GOP 근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B, C등급은 근무 여부를 지휘관이 결정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내성적 성격인 임 병장에게 부분대장을 시켜주었더니 주변과 대화도 할 수 있게 됐으며,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고 지휘관이 판단해 투입했다”며 “올해 3월에도 다시 한 번 검사했으나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또 사고가 발생한 22사단은 30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1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2012년 이른바 ‘노크 귀순’, 2009년 ‘철책 절단’, 1988년 ‘수류탄 투척’ 등 각종 사고로 기강 해이 지적도 수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번 총기사고로 5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당한 사고를 낸 부대가 귀순 하려고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군부대에 찾아가 노크를 한 그 부대라는 말에 아연 실색케 한다. 안보와 안전을 외친 정부가 노크귀순사건이 잊히지도 않았는데 총기사고라니. 이러고도 나라인가”(@sad****), “‘총기난사’ 22사단..30년 전에도 15명 사망 2012년 ‘노크귀순’…월북·수류탄 투척·총기 사고 잇따라. 아무리 충격적인 사건사고가 일어나도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 군 지휘부 책임지는 자들 하나도 없는 나라!”(@seo****), “3년전 강화 해병부대 총기난사 사고 때 군과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 동안 재발방지를 위해 뭘 했기에? 책임져라”(@ssa****)라며 군 당국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