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 “국민적 여론에 역행.. 스스로 지면 낭비”
<중앙일보>가 자사 주필 출신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취지의 사설을 게재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는 19일 “‘문창극 인사 청문회’ 열어야 한다”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설은 “문 후보자의 총리로서 적격성 문제는 특정 언론이 그의 교회 강의 내용 중 일부를 편집해 ‘친일 식민사관’이라 몰아붙이면서 시작됐다”며 “그러나 친일 식민사관 문제에 대해선 동영상 전체를 본 많은 사람에 의해 ‘악의적 편집’이란 반론이 나오고 있다”며 문 후보자를 감쌌다.
사설은 이어 “이처럼 문 후보자에 관한 쟁점의 대부분은 부정부패나 비리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과 사상, 역사관에 집중돼 있다. 사상은 사람의 머릿속에 그의 인격과 함께 들어있는 것으로 타인이 함부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다만 총리 같은 고위공직 후보자의 역사관은 그의 도덕성과 업무 능력, 자질을 따지기 위해 당연히 검증 대상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언론과 시민사회, 정치권의 사전 검증은 필요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이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곤란하다”며 사실상 문 후보자의 ‘사심’을 대변 했다.
사설 말미엔 인사청문회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문 후보자가 총리 부적격자라면 그건 그것대로 인사청문회를 통해 18명 청문위원의 책임 하에 판정해야 한다”며 “인사청문회라는 법이 정한 제도적 장치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본인과 증인, 전문가의 다양한 주장들을 듣고 국회가 직접 판단해야 후유증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의 문 후보자 감싸기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문 후보자의 총리 후보자 지명 직후인 지난 11일 1면·3면·4면·5면에 거쳐 이와 관련한 뉴스와 사설을 실었다.
또한 문 후보자를 ‘올곧고 바른 정통 보수주의자’라 평가하며 “문 후보자는 가족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해 바쁜 기자생활 와중에도 가족행사와 모임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KBS 9시 뉴스가 문 후보자의 일본 식민지배 관련 발언을 보도하자 <중앙일보>는 다음 날인 12일 문 후보자의 발언 관련 기사를 1면이 아닌 뒷면에 배치했다. 문 후보자의 해명이 나온 13일엔 ‘한국 굽이 굽이 시련 받았지만 지금 기회의 나라 됐다’는 헤드라인을 뽑아 문 후보자 발언에 대한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에 언론시민단체들은 비난하고 나섰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임순혜 감사는 ‘go발뉴스’에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지적해야할 정론지가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감시와 비난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제 식구 감싸기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유민지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도 “지금 중앙일보의 핵심은 문 후보자를 질타하는 정치권과 언론, 국민적 여론을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문창극 후보자 감싸기는 것은 <중앙일보>가 스스로 지면 낭비를 하고 자사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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