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향한 민심.. “박근혜는 퇴진하라”

6.10 청와대 만인대회.. 경찰, 시민 무더기 연행

6.10 민주항쟁 27주년인 10일. 세월호 추모집회에 참석한 대학생과 시민 69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청와대 만민공동회와 ‘가만히 있으라’ 대학생 침묵행진 등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와 6월 민주항쟁 계승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를 기억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로 쪽으로 향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미신고 불법집회”라며 해산명령을 내렸으나 참가자들은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을 벌인 대학생 100여명이 오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앞 삼청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습 집회를 벌였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들은 “이윤보다 인간을” “청와대로 가겠습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go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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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를 기획했던 경희대 용혜인 씨는 “1987년 6월 10일 시민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거리로 나와 세상을 바꿨다”며 “300여 명의 죽음을 똑똑히 지켜보고는 부끄러워서 이 곳에 나왔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자진해산에 불응하자 밤 11시 경찰은 대형경찰버스 2대와 관광버스를 동원해 삼청동 골목 입구를 봉쇄, 해산명령 불응 등의 혐의로 참가자들을 검거하기 시작했다. 용 씨를 포함해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고등학생, 시민 등이 현장에서 연행됐다.

참가자들은 경찰의 과잉 진압에 거세게 항의했다. 한 남성 참가자는 경찰의 팔에 목이 졸린 채 연행됐고, 서로 팔짱을 끼고 버티며 구호를 외치던 여대생들은 경찰 6~7명에게 사지가 들려 연행됐다. 고등학생 2명과 기자 1명도 검거됐지만 훈방조치 됐다.

이 과정에서 대학생 최모씨가 진압하는 경찰에 밀려 인도에 놓은 화단에 머리를 부딪쳐 의식을 잃고 쓰러져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송됐다. 또한 남성 4명이 경찰 방송조명차량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다 이 중 1명이 경찰이 강제로 끌어내리는 바람에 얼굴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go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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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된 참가자들은 관악서, 도봉서 등 서울 시내 경찰서에 분산돼 조사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박기홍 학생은 “300여 명의 어린 생명들이 차가운 바다 속에서 목숨을 잃었고 밀양에서는 송전탑 반대에 나선 어르신들의 농성 천막이 곧 강제로 철거된다”며 “이윤 중심의 정부 정책과 탐욕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흔들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11일 오전 1시 30분 자진 해산했다.

집회에 앞서 만민공동회 측은 서울 시내 61곳에 집회신고를 냈지만 경찰 측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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