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 반쪽짜리 세월호 특위 방문에 쓴소리

“의원들 체육관 머물며 우리 얘기 들어 달라” 호소

진도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진도를 찾았지만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쓴 소리를 들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2일 세월호 특위에 소속된 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 소속 의원 9명은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체육관 앞 마당 천막에서 진행된 비공개 면담에서 야당 측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미 의원은 가족들에게 “세월호 문제의 진상규명을 위해 실종자 가족들을 자주 뵙고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2일에 오는 것이 좋겠다고 했는데 (새누리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일정이 취소되는 바람에 야당 위원만이라도 약속을 지키려고 왔다”고 말했다.

야당에 따르면 당초 세월호 특위 소속 여야 의원 모두가 2일 진도로 내려오기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5일로 연기해 이날 야당 의원들만 내려와 시작부터 ‘반쪽’짜리 특위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 go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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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 실종자 가족은 “시정잡배들도 아니고 이 구실 저 구실 붙여가며 안 내려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가족은 “실종자 가족 이야기 들으러 내려온다면서 날짜 하나 못 맞추고 뭐하는 거냐”며 여야 모두를 질책했다.

이어 “우리한테 원하는 게 뭐냐”며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가져와야지 ‘최선을 다하겠다, 노력하겠다’는 말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싸움하지 말고 우리가 원하는 건 며칠이라도 특위 의원들이 여기 머물면서 가족들 이야기를 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진정성을 보여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한 의원이 “팽목항에 부스를 설치하고 의원들이 돌아가며 머물고 있다”고 답하자 해당 가족은 “부스 위치도 모르는데 무슨 소용이냐. 실종자 가족들 한 명 한 명 만나 봤나”며 힐난했다.

실종자 가족들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배의철 변호사도 “(의원들이) 실종자 가족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미리 여기 상황을 파악을 해서 와야 했다”며 “열심히 하겠다 하는데 이는 헬기 200대 떠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국회의원) 배지 떼고 가족들과 부대끼는 그런 적극적인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찾아올 것”이라며 “여당과 협의해 날짜가 결정되는 대로 다시 오겠다”라고 말했다.

면담을 마친 야당 위원들은 팽목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해경으로부터 사고 수습 및 구조 상황 등을 보고받고 현장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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