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초기 해경이 적극적으로 승객 구조에 나섰다면 전원구조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검찰의 판단이 나와 파장이 예고된다.

11일 <경향>에 따르면, 검찰은 해경이 처음 세월호에 도착한 9시 30분부터 단원고 학생이 마지막 문자를 보낸 10시 17분까지 선체에 진입해 승객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DFC)가 실시한 세월호 침몰 직전 경사도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분석 결과 오전 9시 30분 해경 헬기 B511호가 접근했을 당시 세월호 기울기는 45도였다. 5분 뒤에는 해경 경비정인 123정이 도착했다.

이때까지는 3, 4, 5층 선실이 물에 잠기지 않았다. 당시 희생자들은 해경의 구조 헬기와 경비정을 보고 구조를 기다리며 선실에 머물렀다.

▲ ⓒ '해양경찰청'

그러나 해경은 이준석 선장 등 선원과 일부 승객을 구조하는 데에만 그쳤다. 해경은 직접 세월호에 승선해 아직 침몰하지 않은 조타실 등에서 승객들에게 탈출을 안내하는 방송을 할 수 있었으나 하지 않았고, 먼저 구조한 선원들을 통해 탈출 안내방송을 하도록 요구하지도 않았다.

오전 9시 45분. 이때 세월호는 62도가량 옆으로 뉘어진 상황이었다. 합수부는 “이 정도 기울기라면 (선박에 고정된) 뭐라도 잡고 이동할 수 있는데도 해경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해경이 선내 진입을 포기한 채 선원들만 구조하는 사이 세월호 안에 있던 승객들은 전화와 카카오톡 등으로 애타게 구조를 요청했다.

배가 거의 뒤집힌 10시 17분쯤엔 단원고 학생이 스마트폰으로 “엄마 아빠 보고 싶어”라며 마지막 카카오톡을 전송했다.

합수부 분석 결과 마지막 문자가 보내질 당시 세월호는 108.1도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합수부 관계자는 <경향>에 “이 학생은 물이 바로 아래까지 차오른 4층 어디선가 벽에 기대어 이 문자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10시 17분까지 학생이 카톡을 보낼 수 있었던 만큼 당시에 해경 역시 구조가 가능했음에도 구조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해경이 배 위에서 깨진 창문으로 세월호 안을 쳐다만 보고있는 등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외면했던 동영상도 다수 확보했다.

이에 검찰은 해경이 세월호 구조활동을 외면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난 만큼, 세월호 선원 등에 대한 기소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경을 상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