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학생들을 찾기만 하면 되는 그런 상황”
진도 세월호 참사 실종자 수색 작업과 관련 논란의 중심에 있는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이하 언딘)가 시신 인양을 고의 지연 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한 민간잠수부의 추가 증언이 나왔다.
29일 <JTBC> ‘뉴스9’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담은 민간잠수부 강대영 씨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뉴스9’ 손석희 앵커는 인터뷰에 앞서 “(28일) 민간 잠수사들의 시신인양 실적을 언딘이 가로챘다는 의혹은 워낙 엄중한 문제라서 확인에 확인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 드린 바 있다”며 “언딘 측에서 저희의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서자 추가 증언이 다시 나왔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강 씨는 “(19일) 새벽 4시께 앞서 들어간 잠수부가 시신을 발견해 창문을 깨려고 했지만 망치도 작은 걸 가져갔었고 창문이 파기가 안 돼 물 밖으로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제가 큰 도끼와 긴 창을 가지고 다시 들어갔는데 가장 물살이 셀 때였다. 그런데 충분히 호스도 많이 주라고 했고, 줄도 많이 줬을 텐데도 어떤 연유에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뒤에서 계속 당기는 것 때문에 바로 그 유리창 앞에 다가설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건 조류에 의할 수도 있고, 제가 보조 줄을 또 하나 차고 갔었는데 여러 가지 영향 때문에 그럴 수도 있어서 20여 분 정도밖에 일을 못 하고 다시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손석희 앵커가 “언딘이나 해경 쪽에서 ‘시신 수습은 좀 미뤄야 된다’는 얘기를 들었냐?”고 묻자 강 씨는 “당시 (언딘 쪽) ‘김 이사’라고 하시는 분이 와서 ‘선배님, 이거 저희가 전체 맡아서 하는 일인데 제가 이런 일을 다른 업체에 뺏기게 되면 내가 회사 사장으로부터 굉장히 실망을 얻는다. 당신도 회사생활을 해봤는지 몰라도 이런 경우 내가 뺏기게 되면 얼마나 큰 손실이 있겠느냐’ 이러면서 좀 더 미뤄줬으면, 그리고 또 뭐 원하는 게 있느냐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강 씨가 머뭇거리자 “김 이사님이 다시 찾아오셔서 재삼 재차 부탁하기에 저도 잠시 시간을 달라 그렇게 생각을 하고 좀 미뤘다”고 말했다. 이에 손 앵커가 “‘재삼 부탁을 했다’는 것은 회사 쪽, 자기 체면을 봐서 좀 늦춰 달라 그런 얘기였나?”고 재차 묻자 강 씨는 “양보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뜻이었다”고 답했다.
이에 강 씨는 “그럴 수 없다”고 하면서도 “당시 조류가 거셌고 자신들이 지금 작업하고 있는 경비정 피정에 작업을 계속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우리가 빨리 양보를 하면 장비도 좋고 여러 가지 경륜이 많은 언딘사 작업자들이 바로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보를 받은 언딘 측은 구조 작업에 들어가지 않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언딘 측) 배가 훨씬 유리하고 구조를 하는 데 효율적일 것 같아서 양보하고 나갔는데 그 후로 그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굉장히 화도 나고 실망스러웠다”고 답답해했다.
손 앵커가 “구조 작업 당시 조류가 굉장히 빨라서 도저히 들어갈 수 없었던 상황은 아니었습니까?”라고 묻자 “그건 절대 아니었습니다. 작업은 언제든지 가능하고 일단 유리창을 파괴하고 들어가면 그때부터 얼마든지 살아있는 학생들을 찾기만 하면 되는 그런 상황이었음에 틀림없었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강 씨는 지난 1993년 서해 훼리호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경험과 비교하며 “초기대응 전체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류가 세다고 하나 배가 규모가 크고, 에어포켓이 잡히고, 선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은 배의 균형이 어느 정도 잡힌 것”이라며 “구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작은 배들은 뒹굴면 서해 훼리호 같은 경우는 금방 가라앉지만, 격벽이 많으면 에어포켓이 많이 잡힌다. 그 정도라면 얼마든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안 해도 얼마든지 들어가서 작업하고 구조를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연신 답답함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