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노조 사상초유 집단의견 “89% 이동흡 반대”

본부장 “의혹들 법원에 이미 다 소문나 있던 것”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 SBS 화면캡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 SBS 화면캡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에 친정인 법원도 10명 중 9명꼴로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이 후보자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해 “부적합하다”는 집단적 의견을 표명했다. 판사들이 포함된 법원노조가 고위 법관 인사 문제에 이같이 집단적 의견을 밝힌 것은 초유의 일이다.

법원노조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16, 17일 이틀 동안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현직 판사 54명과 일반직 법원 공무원 634명 등 총 응답자 688명 중 ‘이 후보자가 헌재 소장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답한 사람이 89%(612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적합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16명으로 2%에 그쳤다.

특히 설문에 참여한 판사 54명 중 50명(93%)이 ‘매우 잘 못할 것’, ‘대체로 잘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잘할 것’이라고 답변한 판사는 1명도 없었다.

또 ‘이 후보자가 약자의 입장을 잘 반영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88%(608명)가 ‘잘 못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잘 할 것’이라고 답한 이들은 3%(17명)에 불과했다.

이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법원노조는 “이 후보자는 즉각 자진해서 사퇴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명을 철회하는 한편, 박근혜 당선인이 지명 철회 의견을 발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법원노조는 “이동흡 후보자 비위 내용은 종합백화점 수준”이라며 “이 후보자 임명이 감행된다면 사법신뢰는 더욱 추락할 것이며, 대한민국 어떠한 국민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상원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본부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법원 공무원들은 직업적 특징으로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면 잘 판단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노동조합이 1년에 2차례 각종 법원장, 판사에 대해 다면평가를 하는데 일선 법원장도 참여인원수가 300명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법원장 평가도 1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압도적으로 ‘부적합’ 평가를 내린 이유에 대해 이 본부장은 “함께 근무했던 분들의 일관된 주장은 하위직에 대한 인간적 배려가 전혀 없고 무시하는 언행 때문에 상당히 불쾌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 운영이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주의였다고 하더라”며 “예를 들어 결재를 받으러 갔는데 1시간 동안 대기했다는 경우는 자주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개인적으로 교통위반에 걸려서 범칙금이 나왔는데 법원에 대납을 요구했다는 제보까지도 들어왔다”며 제기되는 각종 의혹들 “상당부분은 이미 법원에서 다 소문이 나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친일 판결은 역사의식과 국가관의 문제”라며 “(이 후보자가) 적당한 의견들을 대면서 현혹시키고 있지만 최종적인 의견은 헌법적 가치에 의한 판결을 했기에 국민들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친일재산국가환수 특별법 관련 재판에서 일부 한정 위헌이라는 반대의견을 냈고 ‘일본군 위안부’ 배상청구권 부작위 사건에 대해 각하의견을 냈다.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