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그룹, 정체성 문제 제기.. 노선 갈등 우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야권 통합을 위한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16일 타운홀 미팅 방식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새 당명으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확정했다. 창당준비위원장은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들은 발기 취지문에서 민주적 시장 경제와 정의로운 복지국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비핵화와 평화 체제 추진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른바 ‘중도강화론’으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규정하고 복지구현 방식을 ‘보편ㆍ선별의 전략적 조합’으로 명시함으로써 중도층 끌어안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때문에 외연 확대를 두고 노선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도 없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발기취지문의 3대 기조는 지난해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를 통한 복지국가의 완성’,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ㆍ통일 실현’ 등을 적시한 민주당 강령의 3대 기조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문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민주당 강령보다 ‘우클릭’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기취지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제 부문에서 민주당 강령에 나온 ‘경제민주화’보다 안 의원이 강조한 ‘민주적 시장경제’라는 가치가 우선순위에 놓였다. 복지 부문에서도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 대신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이란 표현으로 조정됐다. 선별적으로 복지 혜택을 제공하되, 재정건전성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겠다는 안 의원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산업화 세력의 포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지향하는 사회는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실을 모두가 고르게 누리는 사회”라며 우클릭 기조를 분명히 했다.
대신 통일ㆍ외교ㆍ안보 부문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비핵화ㆍ평화 체제 추진 및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 준비’란 큰 틀에서 절충을 이뤘다.
하지만 이러한 통합신당의 우클릭 기조에 기존 민주당 내부의 강경 세력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당장 민주당 혁신그룹인 ‘더 좋은 미래’의 김기식 의원은 “민주당 강령 중 일부 표현을 바꾸었을 뿐 사실상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창당 이후 구체적 정책과 법안을 마련할 때 정체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노선 갈등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준비위원회는 17일 중앙선관위에 창준위 신고서를 접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추진단 총무조직분과 공동위원장인 민주당 노웅래 사무총장과 새정치연합 표철수 실무집행단장 대행은 17일 오전 과천 중앙선관위 종합선거상황실에 새정치민주연합 창준위 신고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접수를 마친 뒤 공동 신당추진단장을 맡아온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은 공동 창준위원장으로 전환하는 등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신당추진단은 창당 일정이 빡빡한 만큼 시·도당 발기인대회는 별도의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회의록 제출 등으로 대체키로 했다.
이어 18일 경기도를 시작으로 20일 대전·광주, 21일 인천, 22일 부산, 23일 서울 등 6개 지역을 돌며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한 뒤 오는 2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