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제18대 대통령 부정선거 백서>(이하 백서)를 쓴 저자들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경찰이 사건을 무혐의로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해, 저자들은 ‘정권 눈치 보기에 따른 무리한 수사’라고 검찰을 비판하고 나섰다.

13일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앙·지역 선관위 직원 8명은 백서에 자신들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백서에 담긴 내용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이 책을 쓴 김필원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직원과 한영수 전 선관위 직원을 고소했다.

이들은 ‘제18대 대선 선거무효 소송인단’ 공동대표로 2012년 18대 대선 개표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표가 바뀐 사례 등을 들어 전산 조작에 의한 부정선거 의혹을 백서에서 제기한 바 있다.

해당 백서는 작년 11월 천주교 전주교구 박창신 원로신부가 강론에서 “컴퓨터로 개표 부정을 했다”고 주장하며 인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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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난달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방배경찰서 관계자는 “선관위 직원 개인들 명의로 고소가 들어왔다. 백서에는 국가기관과 관련한 주장을 기술하고 있어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웠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경찰의 이런 판단에는 저자들이 대법원에 낸 선거무효 소송이 진행중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의 불기소 의견과 달리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12일 이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선관위 직원이 부정선거를 시인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자인했다는 부분이 백서에 있다”며 “선관위 직원들이 사소한 오류라고 설명했는데도 부정선거 시인이라고 쓴 것은 명예훼손”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표 관련 기록이 담긴) 서버 교체 사실이 없는데도 서버를 교체해서 선거 결과를 조작했다는 허위사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영수 공동대표는 “선관위 직원은 대질할 때도 여전히 관련 내용에 대해 해명을 하지 못했는데도, 검찰은 ‘시인했다’는 표현만 문제 삼았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애초 공직자 신분의 선관위 직원들이 개인 명의로 명예훼손 고소를 낸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은 중앙선관위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백서의 판매·배포를 금지했다.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