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제18대 대통령 선거 개표 과정에서 제기된 ‘문재인표의 박근혜표 둔갑 의혹 사건’과 관련, 당시 현장 참관인의 문제제기에 적극적인 원인파악에 나서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켰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한겨레 허재현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welovehani)에 “미분류표건, 전자개표기의 오작동이건, 개표과정에서 참관인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묵살하고 논란의 불씨를 지핀 건 선관위”라면서 “서초구 선관위는 사과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 ⓒ 한겨레 허재현 기자 트위터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아이디 ‘싱아’는 ‘이번에 개표 참관하거나 개표하신 분 계세요?’란 제목의 글에서 “서울 서초구 양재고등학교 개표소에서 개표 막바지에 박근혜 후보 표 100장 묶음에 문재인 후보 표와 무효표까지 섞여 나오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 지난달 29일 포털 다음 아고라에 아이디 ‘싱아’가 올린 ‘이번에 개표 참관하거나 개표하신 분 계세요?’란 제목의 글. ⓒ 다음 아고라

이에 대해 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14일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1차적으로 후보자표를 분류하는 투표분류기에서 미분류표가 많이 나와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분류기에서는 많이 나오지 않는데 2번 분류기에서는 미분류표가 몇 백 장씩 나오다 보니 개표 책임사무원이 처음에 박근혜 후보 표로 착각한 것”이라면서 “표를 확인하다가 문재인 후보 표가 나와 이상하게 여겨 이를 (미분류표를 확인하는)심사집계부에 문의해 바로잡았다”며 “결과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당한 문제제기가 묵살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것이 미분류표였다는 것을 알고, 어차피 심사집계부에서 다시 육안으로 집계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그분(개표참관인)이 위원들에게 가서 이의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당시 사무원을 하던 사람도 그렇고, 저희 과장님이 미분류표를 다시 정리한 상황을 다 설명을 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현장에서 참관인의 문제제기에 선관위가 발 빠른 원인파악에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본인은 위원석에 이의제기를 했다고 하는데 위원들도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다만 사무국장님한테 투표지가 섞였으니 일일이 본인이 확인해 보겠다고 하기에 국장님이 안 된다고 한 것 외에는 특이사항은 없었다"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이디 ‘싱아’ 또, 문제를 일으킨 2번 투표분류기에 대해 “누군가 1번, 2번 개표기가 옛날 꺼라 그렇다, 문제가 있어서 전날 바꾸긴 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사용 전 2번 분류기 시범운행을 했을 때 문제가 없었냐는 ‘go발뉴스’ 취재진의 질문에 서초선관위 관계자는 “전날 시범 운행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개표 당일에는 2번 분류기에 용지가 걸리는 등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러한 문제 때문에 “육안으로 이를 확인하는 심사집계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초구 선관위는 11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선거일 전일에 정당 등의 참관인의 참관 하에 투표지분류기의 성능을 시험 운영해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항간에 오르내리는 투표지분류기의 오류는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