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KBS, 유치원 폭행 보도 왜곡 편집” 배상 판결

네티즌 “수신료 현실화 조작으로 보답?” 조롱

법원이 유치원 교사가 어린아이의 신체를 접촉하는 영상을 2배속으로 왜곡 편집해 교사가 아이를 때린 것처럼 보도한 <KBS>에 정정보도와 함께 유치원에 4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겨레>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재판장 유승룡)는 12일 해당 보도와 관련, <KBS>에 정정보도와 함께 “해당 유치원에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2012년 7월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아이를 폭행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면서 교사가 아이의 머리를 쥐어박는 장면, 어린아이를 발로 미는 장면, 가슴 부위를 치는 장면 등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내보냈다.

하지만 5개 장면 가운데 3개 장면의 재생속도를 2배 빠르게 돌려, 실제로는 가벼운 신체 접촉 장면이 마치 아이를 때리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이 뉴스는 저녁 9시 뉴스와 다음날 아침 뉴스 등 모두 4차례 전파를 탔다. 보도 직후 해당 유치원은 원생 28명이 그만두는 등 피해를 입자 <KBS>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CCTV 편집 전 영상에서는 교사가 아동을 때리거나 폭행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아동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신체적 접촉을 하는 행동으로 보인다”며 “반면 편집 후 영상에서는 교사가 아동에게 다소 강하게 폭행을 하고 아이들은 그 폭행으로 인해 갑자기 밀려나거나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go발뉴스'
ⓒ'go발뉴스'

이에 대해 <KBS>는 “방송뉴스는 시간 제약이 많아 부득이하게 편집해야 했고, 해당 장면을 빠르게 재생했다고 해서 실체가 왜곡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편집 전후 변화가 이런 정도에 이른다면 사실을 다소 과장한 게 아니라 왜곡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봐야 한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하는 행동을 왜곡한 것은 허위사실을 보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화면에 해당 유치원의 간판 모습이 포함되는 등 주변 사람들이 알 수 있고, 보도 직후 원생이 급격히 감소한 점 등을 들어 정정보도문과 함께 위자료·손해배상금 4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무법인 강호의 이재은 변호사는 <한겨레>에 “공영방송 KBS의 보도 공정성 측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언론의 생명인 팩트는 절대 왜곡해선 안 된다는 것을 법원이 확인해 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수신료 현실화 조작으로 보답하겠습니다”(맥**), “와.. 유치원은 무슨 죄죠.. 사기꾼이랑 뭐가 다른가요. 훼손된 이미지는 어쩌라고”(sc**), “안기부 따라하기인가..”(블랙***), “역시 왜곡해서 사람들 세뇌시키기 쉽군.. 언론의 중요성이 느껴지네요”(밥먹으****), “국민의 소중한 시청료로 제작되었습니다”(renb****),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못하는 언론 후진국 대한민국”(81no****), “편집으로 완전 다른 내용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몰랐군요.. 우리가 보는 티비를 100% 신뢰하지 마세요. 위험합니다”(anda****) 등 비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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