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학생 단체인 ‘자유 대학생 연합’(이라 자대련) 홈페이지에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치킨 배너광고가 올라와 논란에 휩싸였다. 광고가 걸린 자대련은 지난해 6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의 국정원 댓글 관련 시국선언 사건에 대한 반발로 생겨난 조직이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10일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대련 홈페이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배너광고가 걸려 있다는 내용과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게시됐다.

글과 함께 캡처된 사진 속에는 ‘마! 부산 강알리 치킨버거 무봤나?’라는 문구와 함께 거꾸로 뒤집어진 노 전 대통령의 웃는 얼굴이 등장한다.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들은 “노 전 대통령의 위치와 얼굴방향이 ‘운지’를 연상시킨다”며 해당 광고를 비판했다.

‘운지’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서 ‘망했다’, ‘죽었다’ 등의 의미로 노무현 대통령의 사인과 ‘운지천’이라는 드링크제의 합성어로 주오 일베 회원들이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사용한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여긴 왜 이리 활성화가 안 되노(盧)”, “노무노무 할 게 없는 고3입니다” 등의 게시글들이 올라와 있다.

▲ ‏ⓒ 트위터(@jirisan99)

현재 자대련 홈페이지에는 해당 광고가 사라졌고, 광고 게시자의 사과문이 올라온 상태다.

해당 회원은 “지난해 여름방학 때 부산 광안리로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가 맛집을 발견해 그곳을 알리기 위해서 였다”고 광고를 올리게 된 경위를 해명했다.

특히 그는 “배경 이미지로 사용한 고 노무현 대통령 사진은 제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기 때문에 편집해 사용한 것”이라며 “故 노무현 대통령께서 부산과 가까운 김해가 고향이기 때문에 순수한 의도로 광고로 사용하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또한 해당 배너광고에 실명이 언급된 업체 측에 이해를 구하며 큰 법정문제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해당 회원은 글 말미에 “(이번 논란은) 자유 대학생 연합 단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故 노무현 대통령과 부산사투리에 대한 어떠한 악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해당 업체의 이미지 자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광고한 가게에 미칠 영향을 좀 더 심사숙고하였으면 미리 방지할 수 있었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아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문을 접한 네티즌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자대련 홈페이지에 해당 회원이 올린 아이디로 글을 검색하면 “운지킹 게시판을 만들어 달라”는 노무현 대통령 비하글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람에 대한 기본적 예의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거짓 해명까지”(@yib****), “존경의 의미로 이런 짓을 했다고? 그렇다면 현 대통령 것도 만들지. 대학생이면 이런 정도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나?”(@Woa****), “이제 더 이상 용서.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철저한 법적 대응으로 뿌리를 뽑아할 때입니다”(@Dai****)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해당 업체는 “아직 본사 측 대응은 나온 바가 없으며 본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노컷뉴스>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