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현 “軍가서 총 대신 댓글”.. SNS “이 정도면 사실상 오유 점령”
지난해 7월 신규 채용된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임용 직후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에 집단 가입한 것으로 드러나 사이버사령부의 조직적 대선개입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7일 “지난해 7월 1일 임용된 사이버사령부 요원 8명이 같은 해 8월7일부터 9월11일까지 순차적으로 ‘오유’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사이버사령부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던 IP를 국정원 대선개입의 주 무대였던 오늘의유머에서 검색해봤더니 대선 직전까지 작성된 게시글은 총 707건이었다”며 “해당 IP로 접속했던 ID는 모두 34개로 확인됐고 이 중 8명이 사이버사령부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광진 의원이 분석한 ‘2012년 오유 가입 사이버사 군무원 명단’에 따르면, 류모씨(8급)는 8월7일, 김모씨(7급)는 8월10일, 서모씨(9급)는 8월27일, 박모씨(8급)는 9월11일에 각각 가입했다. 또 유모(7급), 김모(8급), 황모(7급), 이모(8급)씨 등 다른 4명도 8월에 같은 사이트에 가입한 뒤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가운데 박씨는 지난해 10월4일 ‘안철수의 뿌리는? 홍어냄새가 난당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안철수의 고향은 전라도이다. 안철수의 부인 김미경은 순천 출신이고 따라서 영호남 결혼이니 어쩌구 하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썼다.
이어 “어릴 때부터 부친으로부터 쇄뇌(세뇌)되어진 정치 성향은 평생을 두고 바꾸기가 힘든 것”이라며 방송인 김제동씨, 탤런트 김여진씨 등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는 외부 인사들이 호남 출신이면서 영남이 고향인 것처럼 신분을 세탁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글 말미에는 “왜 당당하게 전라도 사람이라고 말하지 못하는가! 안철수는 더 이상 그런 정신줄 놓은 짓을 하지 말고 이쯤에서 사퇴하는 것이 본인 신상에 좋을 듯하다”고 적었다.
<경향>은 다른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에도 야당 정치인이나 진보적 인사를 매도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는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연설, 문서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거나 그 밖의 정치운동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금고에 처한다’는 군형법상 정치관여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김 의원은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임용과 동시에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 집중적으로 가입해 정치글을 올렸다는 것은 군이 조직적으로 온라인상에서 대선개입 활동을 벌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언제까지 개인적인 일이라고 하는지 보지요”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 SNS상에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다. 한겨레 허재현 기자는 트위터에 “댓글 달고 돈 벌고. 참 쉽구나. 군대 가서 총 대신 댓글”이라고 꼬집었고, 한 네티즌 ‘조포의**’는 “공직자 선거법 위반은 아닌가? 중요한 것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댓글로써 선거법을 위반했는가 하는 것”이라며 “정치개입은 확실한데 선거법은 위반이 아니란 말인가? 세계가 부정선거라고 하는데, 프랑스 경찰도 상상을 못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부정선거에 대하여 언급을 회피하는가?”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이것이 진정한 유머로군 완전 씁쓸하다”(은*), “이 정도면 오유 사실상 점령하는 건 어렵지 않았을 것. 사이트 접수는 소수라도 얼마나 응집력 있게 집단적으로 고도 심리전 하는가에...”(kao*****), “국정원 뿐 아니라 모든 국가기관에 대한 특검 필요”(23***), “군의 조직적인 대선개입과 부정선거가 맞네! 군인의 신분으로 지키라는 나라는 안 지키고 인터넷에서 지역주의 부추기고 배설만 했네!”(homo**********), “저질댓글이 애들 장난인줄 알았더니 국방부 공무원이었다니 경악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만 가능한 게 부끄럽지만 천만 다행이다”(wood********)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