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대한민국의 적을 국회에 들였습니까?’, ‘한길 오빠, 노숙하고 가실게요~’ 등의 새누리당 추석 홍보물 문구에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물에 싣는 등 여야의 상대 폄하 홍보물이 귀성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역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시민에게 추석 귀성인사를 하며 홍보물을 나눠줬다.

논란이 되고 있는 홍보물 첫 페이지에는 ‘누가 대한민국의 적을 국회에 들였습니까’라는 문구와 함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박영선 민주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이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2011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홍보 동영상)을 실었다.

2면에는 천막당사에서 노숙 투쟁을 하고 있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사진과 함께 ‘한길 오빠, 노숙하고 가실게요~’라는 개그 프로그램 유행어를 제목으로 사용했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홍보물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관영 수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1면의 사진과 관련, 김 수석 대변인은 “물론 그 의미는 야권연대에 대해 이정희 대표와 연계해 민주당을 문제가 있게 공격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 정치적 공세를 넘어서 이는 명백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 있는 게재행위라고 생각 된다”고 비판했다.

김한길 대표의 사진에 대해서는 “(제목 밑을 보면) 네티즌 이름을 빗대서 ‘호화로운 이불, 침대, 노트북, 전깃불까지 다 있네. 이게 노숙이냐? 캠핑이지!’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 네티즌의 이름에 숨어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노숙을 비난하고 있다”며 “제1야당의 대표를 이렇게 저열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희화화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묻고 싶다. 침실에 와서 이불과 침상을 직접 본 일이 있는가? 비 오는 날, 비가 새는 천막에서 그 현장을 목격한 일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통합진보당도 법적 대응을 시사 하는 등 새누리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김재연 대변인은 현안논평을 통해 “오늘 새누리당 지도부들이 추석 귀향인사를 하며 배포한 정책홍보물은 총 4명 중 3개면을 종북색깔공세로 채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추석 귀향길 국민들에게 전하는 인사와 정책이 종북몰이밖에 없느냐”며 명예훼손이자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은 새누리당의 홍보물에 ‘삐라’(전단)와 다름없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레*)은 “새누리당은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꾼들인 듯.. 저런 프레임 씌울 생각을 어찌 했을지 정말 대단하네요”라고 비꼬았고, 또 다른 네티즌(쿨**)은 “예전에 북에서 뿌리던 삐라와 다를 바 없죠”라고 비난했다.

이 밖에도 “매카시즘 만들어보겠다고 용쓰네요”(무도**), “과거 박정희 정부가 했던 일이 오버랩 되는 건 왜일까요.. 그 시대 사람도 아닌데”(공자**), “저게 무슨 홍보물이야 폐기물이지”(후**), “더 열받는 건 뭔지 알아? 저거 우리 세금으로 만들었다”(김*), “여당의 무거움은 어디가고 저리도 깃털처럼 가볍고 치졸하단 말이냐”(학*) 등의 비난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한편, 민주당 홍보물에도 현 정부의 정책을 비꼬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실어 귀성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진선미 의원이 제기한 일간베스트저장소와 국정원 유착 의혹 중 일베의 사무실 빌딩에 국정원 여직원 김씨가 수십차례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잘못 알았다며 철회했음에도 이같은 사실을 그대로 홍보물에 실었다.

민주당은 또한 박근혜 정권 6개월의 5대 실정 중 하나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꼽고 ‘신뢰가 아닌 불안 프로세스’라며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