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의심 행위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보한 신고자가 신원이 노출돼 관계 기관에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1일 확인 됐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김모씨(50)는 지난 6월 초 동네 주민들로부터 “(구의원) A씨가 주민들에게 스카프와 떡 등을 나눠줬다”는 말을 듣고,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인지 조사신청서를 작성해 구 선관위에 신고했다.

당시 김씨는 평소에 지역에서 활동을 해왔던 자신의 신원이 알려질 것을 염려해 부인 양모씨(36)의 이름으로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흘 뒤 김씨는 알고 지내던 지역 구의원, 선관위 위원, 경찰, 주민들로부터 “구의원을 고발했느냐” “(김씨가) 포상금 때문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더라” “부인이 제보한 사실이 동네에 다 퍼졌다” 등의 말을 듣고 부인과 자신의 신원이 노출된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제보자가 ‘양씨’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김씨는 해당 A구의원과 같은 당 국회의원 보좌관이 양천구청 공무원 명부를 뒤져 양씨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려 했다는 얘기를, 한 선관위 위원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김씨는 “이들이 엉뚱한 곳에서 제보자를 찾아본 것이지만 이런 행위들이 사실이라면 누가 앞으로 선거법 위반을 마음 놓고 신고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씨 부인 양씨도 “비리 의혹을 알리고 싶었을 뿐인데 이제는 내가 그걸 왜 했나 하는 생각이 들고 어디 가서 내 이름을 말하기도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지난 6월25일 서울남부지검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국회의원 보좌관 B씨는 “소문이 돌아 신고 사실을 알았을 뿐 구청 직원 명단을 뒤지거나 제보자 신원을 알아보려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구의원 A씨도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밝힐 수 없는 지인을 통해 김씨가 고발한 사실을 알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뭘 못 하겠어? 입 닥치고 있으라는 이야기. 바로 공안정국”(판도라), “공익제보자 보호에 관한 시행착오가 당분간은 계속될 겁니다. 보통은 기득권이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싸움은 불 보듯 뻔하지요. 어떤 놈이 죄 짓고도 이런 뻔뻔한 짓을 했는지 밝혀서 일벌백계하자고요”(드가), “요즘 돌아가는 거보면 박통 전통시대로 회귀! 다시 민주화운동 해야 하나?”(내러티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