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근간 흔든 공권력 남용, 곧 심판 받을 것”
천주교 평신도 1만인 시국선언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11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8월27일부터 천주교 평신도들 1만인 시국선언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해 11일 현재까지 총 11,612명의 평신도들이 참여했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성염 前 주 교황청 대사는 “프란체스코 교황의 ‘밖으로 나가라’는 가르침은 교회 안에 안주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배운 것을 이야기하고 실천하라는 것”이라며 “평신도들인 우리도 같은 가르침을 배웠기 때문에 여기 새누리당사 앞에서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대운 천주교정의구현목포연합 대표는 “(국정원) 청문회가 그게 무엇이냐”고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을 비판하며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청문회를 제대로 못했으면 특검을 통해서 제대로 진상규명을 해야 많은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그동안 검찰조사로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이번 사태는 국정원의 선거법 위반과 불법 선거개입 등이 명백하다”며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추진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허무는 공권력의 남용은 곧 심판받을 것”이라 지적하고,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도 공식 입장을 밝히고 시국선언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원영 가톨릭평화공동체 공동대표는 ‘go발뉴스’에 “80년대를 길 위에서 미사를 지내며 민주화를 싸워왔다”며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도 길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기자회견과 기도회를 하게 될 줄 생각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 역사가 7,80년대로 퇴행하지 않고 지금의 위기를 잘 넘겨 민주화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진위에는 소설가 공지영 씨와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장인 김형태 변호사 등 5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날 저녁 7시 30분 청계광장에서 시국미사를 열 예정이다.
또한 향후 정부와 정치권에서 책임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경우 시국선언 확대는 물론 사제와 수도자들이 모여 지속적인 시국미사와 서명운동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