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근원’ 바로잡기 위해 거리로 나와…촛불, 쉽게 꺼지지 않을 것”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계의 시국선언도 전국적으로 잇따르며 촛불정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천주교의 경우, 보수적 성향이 강한 대구의 천주교사제단이 102년만에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등 국정원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기도 했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이같은 천주교계의 행보에 대해 “원래 천주교는 한국 민주화역사에 많은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보수와 진보를 초월, 민주주의가 훼손된 현 상황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27일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부님뿐만 아니라, 세상과 일정하게 담을 쌓고 생활하는 수도회까지 모두 나와 시국선언에 동참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수도회까지 나서는 것을 보고)이번 촛불이 절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홍구 교수는 102년만에 시국선언에 동참한 대구대교구의 행보에 큰 의미를 두기도 했다. 그는 “보수적인 천주교가 그래도 양심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보수는 원칙과 보편적 가치가 훼손되는 부정의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종교는 영혼을 다루는 영역이다. 지금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국정원 사태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상처 받은 사람들”이라면서 “그런 사람들을 두고 종교인들이 어떻게 교회에 앉아서 위로의 말만 하겠는가. 지금 종교인들은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악의 근원’을 바로잡기 위해 거리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촛불의 여파에 대해 “유신시절에도 500명 이상 모인 적이 없다. 2008년 쇠고기 파동이 이례적인 사건이었다”며 “지금처럼 주류 언론이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4~5만 이상이 꾸준히 모인다는 것은 결코 무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현재 국정원 대선개입뿐만 아니라 쌍용차 국정조사, 4대강사업, 밀양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등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꾸준히 연대하면서 끝까지 굴하지 않는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치권력으로 하여금 민중에 대하여 응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촛불이 계속 번지면서 언론이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