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 916명 “군사독재에 맞섰던 힘으로 다시 싸우겠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기 위해 천주교, 불교 등 종교계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7~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기독교 청년단체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선배회와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동우회는 21일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앞 민주성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에서 온갖 거짓과 술수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진실 규명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모였다”고 밝혔다.
황인성 KSCF 전 총무는 이날 “80년대 90년대 초반까지는 (시국선언을 하는) 모습이 익숙했다. 그럴 정도로 지금 시대상황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전하며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박준철 EYC 전 상임 의장도 “젊었을 때 민주화 운동과 인권 평화운동을 했던 우리들이 지금은 지방과 해외로 뿔뿔이 흩어져있어 지난 일주일 동안 916명밖에 서명을 받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2차, 3차 지속적으로 서명을 받고,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촛불을 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침묵을 지키며 열심히 살고 있었지만 군사독재 때 싸웠던 그 힘을 가지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다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이제 살고 싶으냐? 악을 버리고 선을 행하라”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며 △국정원의 해체 △국정원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책임과 불법 관련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시국선언에는 한완상 전 총리와 안재웅 전 아시아기독교협의회 총무 등을 비롯해 916명이 참여했다.
박준철 EYC 전 상임 의장은 ‘go발 뉴스’에 “이번 국정조사에서 봤듯이 또다시 70년대로 회귀하는 이런 국정원은 있을 필요가 없다”며 “(국정원게이트의) 진실을 밝혀야 됨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모든 것을 간섭하려 드는 국정원은 필요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시국선언 동참 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의장은 이어 “나이가 6~70세가 됐지만 답답한 마음에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요즘 후배들에게는 87년 경험이 옛날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정의의 강물이 흐르게 하려면 우리 청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나서줘야 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