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전주교구도 ‘시국선언’ 가세…“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
불교계가 시국회의를 결성하며 국가정보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과거 반민주적인 정치권력이 얼마나 우리를 고통스럽게 했고 대한민국이 얼마나 거친 소용돌이를 겪어왔는지 뼈아픈 교훈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8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한불교청년회,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불교계 13개 단체들은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불교시국회의’를 발족시켰다.
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력이란 국민대중의 권력을 선택적으로 정부에 위임한 것이며 위임받은 정부는 항상 국민의 뜻을 살펴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불교의 ‘민주’이고 ‘정법’이다”고 강조했다.
시국회의는 이날 ‘국정원 사태에 대한 우리의 선언’을 발표하며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과 공작 정치, 이를 덮기 위해 이뤄진 국가기밀 문서 공개와 NLL 논란, 이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들은 민주주의와 국기를 뿌리에서부터 뒤흔드는 비법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이어 “연일 이어지는 각계각측의 시국선언과 전국 각지의 촛불은 이제 정법의 횃불이 됐다”며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태의 진상규명과 그에 대한 책임자 처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 됐다”고 밝혔다.
시국회의는 정부와 새누리당에 국정원과 경찰 최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새누리당의 성실한 국정조사 참여, 정부의 대국민 사과,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관권선거 주도·유신헌법 기초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 철회 등 6가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10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6차 촛불대회 참여를 시작으로 신문 광고 게재와 시국법회 및 시국선언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이날 전주에서는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사제 151명이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불법유출을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성경의 한 구절을 인용해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라며 “국정원 대선개입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연일 높아져가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은 이를 외면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공동선을 향한 시민사회의 열망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악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민의 알권리와 민주주의 수호의 보루인 언론도 국민들의 강력한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여론을 왜곡하는 치졸한 행태는 가히 정언유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주교구는 이어 “만약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4·19혁명, 5월 광주항쟁, 6월 국민대항쟁과 같은 민주시민의 항거에 부딪히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라”고 경고키도 했다.
지난달 25일 천주교 부산교구를 시작으로 마산, 광주, 인천, 전주 교구 등의 사제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하며 국정원 대선불법 개입의 규탄 목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대구, 안동, 원주, 대전 교구가 20일에는 수원 교구 등이 시국선언에 가세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