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후 변화 없어 직접 ‘행동’ 나서
경남 산청 간디고등학교 등 대안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시국선언이후행동 아소’ 회원들이 국정원을 출발해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도보 순례에 나섰다.
<한겨레>에 따르면, 28일 경남 산청 간디고등학교 등 2곳의 대안학교 학생 14명으로 구성된 ‘국가정보원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청소년 도보순례단’은 국정원의 불법적인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변화가 없자 직접 ‘행동’에 나섰다.
산청 간디고등학교 3학년인 안은초양은 “촛불집회만 당연시되는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저항의 방식을 다양하게 해보자는 취지에서 도보순례를 기획했다”며 “NLL등으로 ‘물타기’를 하면서 촛불이 식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가 지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1학년 안미루양은 “민주주의에 대해 다들 무뎌진 것 같다”면서 “가만히 있으면 권리를 빼앗긴다. 다 같이 되찾으려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정원을 거쳐 양재역과 강남역 등을 지나 반포대교를 건넜다. 18.5㎞를 행진해 저녁 8시께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 도착한 이들은 빔 프로젝터로 국정원 사태를 축소 보도한 일부 언론사의 건물 외벽에 ‘국정원 촛불집회 속보’ 등을 쏘아 올리는 퍼포먼스를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 종로경찰서 직원들은 “옥외광고물법 위반으로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현수막을 펼치는 것과 같아 불법 집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망설이던 학생들이 계속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로 하자 경찰관 20여명이 붙어 섰고 경찰 카메라 3대가 채증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결국 퍼포먼스를 포기하고 대신 ‘소리통’으로 자신들의 도보 순례 취지를 주변에 알렸고 이 과정에서 일부 여학생들은 복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산청 간디고등학교 학생회 서정한 부회장은 29일 <오마이뉴스>에 “고생했다기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걸었다”면서도 “경찰이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