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도 옳고 그름은 판단…앞뒤 다른 부모, 자식이 자랑스러워 할까”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과 여론조작 행위에 분노한 청소년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 몸 바칠 각오로 나섰다”며 ‘청소년 민주주의 시국선언 운동’을 선포했다.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청소년 시국회의'는 6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썩고 부패한 정권이 아니라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으로 이어져온 민주주의 정기가 살아있는 정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학교에서 선거는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하고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배웠지만 뉴스에서 접한 현 정권의 모습은 부패하고 부정한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거짓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속아 넘어갈 존재들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부모님들이 총 맞고 피를 흘리며 지켜온 민주주의를 이제는 청소년들이 수호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고 시국선언 동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고교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에 거침없이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무섭지 않느냐”면서 “언론 장악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박탈, 온라인 여론 조작으로 진실을 가리면 국민들이 속을 줄 알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틀렸다. 진실은 절대로 패배하지 않는다”면서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고 또 승리하도록 우리 청소년들이 만들어 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당신들에게도 우리 같은 아들딸이 있을 텐데 앞에서는 정의를 가르치고, 뒤에서는 부정을 저지르면 과연 어느 자식들이 부모님을 자랑스러워하고 떳떳하게 생각하겠느냐”고 따져 묻고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시국선언 참가 청소년들에 따르면, 부족한 홍보에도 불구, 청소년 시국선언 서명 페이지 오픈 4시간 만에 전국 각지에서 150여 명의 청소년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이들은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메시지도 함께 보내왔다.
소속을 밝히지 않은 한 청소년은 “비록 아직 어려 정치에 대해 모른다고는 하나 일의 옳고 그름은 판단할 수 있는 나이”라면서 “선언에 동참해 우리나라를 바로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정*여자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우리가 즐겁게 학교 다니고 공부할 수 있는 것은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라면서 “힘들게 얻은 민주주의, 선거권을 국가기관이 더럽히는 일은 옳지 못하다. 마지막으로 이 역사의 한 순간에 제가 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또 ‘소*여자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언제부턴가 정치판을 보면 화만 나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핑계로 시사문제를 멀리했다”면서 “이젠 비겁하게 숨고 싶지 않다. 민주주의는 권리를 쟁취하려 노력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드디어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들에게 보여줍시다. 우리들의 힘을”(응*중학교), “앞으로 우리가 이끌어가야 하며 짊어져야할 미래를 더럽히고 싶지 않습니다”(영*여자고등학교), “우리나라 살기 좋은 나라, 믿을 수 있는 나라, 부정부패 없는 나라 만들어주세요”(대*삼*중학교),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17살. 이렇게나마 우리나라가 올바른 길을 걷는데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참여하겠습니다”(익명), “빼앗긴 민주주의를 되찾자! 이제는 청소년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효*고등학교)라며 청소년 시국선언 운동에 동참할 뜻을 전했다.
한편, 학생들은 오는 17일 제헌절 오후 7시 17분에 교실, 거리, 학원 등 청소년들이 있는 모든 곳에서 SNS를 이용한 전국 동시다발 시국선언 행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26일에는 청소년 주최 OFF시국선언 촛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