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필 위원장 등 다수 위원, 4대강 사업 동조론자”
박근혜 정부가 4대강 사업의 객관적 조사를 위해 위원회를 구성한 가운데 일부 위원들이 4대강 사업을 동조한 전력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당초 위원회 전원을 찬반 의사 없는 중립인사로 구성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위원장을 4대강 사업 동조론자로 앉혔다며 ‘면죄부 인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6일 정부는 장성필 서울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내세운 총 15명의 ‘4대강 사업 조사·평가 위원회’를 출범할 것이라며 위원회는 수자원, 수환경, 농업 등 분야별 중립적인 민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즉각 논평을 내고 장성필 위원장 등이 4대강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온 인사들이라며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장 위원장은 지난해 4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뜨거웠던 4대강 사업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진행될 사업이었으며 누군가는 해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 시기를 조금 앞당겼을 뿐’이라고 적극 옹호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장 위원장이 지난 5월 4대강 사업을 추진했던 정종환·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등과 함께 건설산업비전포럼이라는 단체의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감사패를 받을 만큼 4대강 사업 추진 세력들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들은 나머지 인사들도 ‘중립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녹색연합은 조사평가위원인 윤성택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가 2011년 10월30일 고려대 교내신문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준설이 자정 기능을 약화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준설된 흙은) 자정 작용을 기대할 수 있는 흙이라기보다는 오염물질로 포화된 ‘공동묘지’를 제거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환경연합은 배덕표 세종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을 옹호했던 한국수자원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고 밝혔고, 최동호 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을 담당한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설계자문위원을, 허유만 한국농촌연구원 이사장은 새만금 간척에 따른 수질 예측치를 엉터리로 제출한 인사라며 비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어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침묵했던 것’을 중립의 기준으로 삼았으나 평소 개발에 편향되거나 비판적 인사들을 경원시하는 이들의 경향까지 감안하면 위원회는 전혀 중립적이지 않다”며 “정부의 의도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위원회는 시간만 끌다 4대강 사업의 실패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위원들의 다수가 관련 부처와 학회에 긴밀히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조사나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애초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을 밝히며 장승필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권고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위원회 위원들은 장승필 위원장을 비롯,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교수 △김범철 강원대 환경과학과 교수 △김진수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 교수 △박창언 신구대 토목공학과 교수 △배덕효 세종대 토목공학과 교수 △윤성택 고려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 △이광열 동서대 건축토목공학부 교수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이종은 안동대 생명과학과 교수 △정구학 한국경제 편집국 부국장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최승담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교수 △허유만 (재)한국농촌연구원 이사장 등 15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