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3년 준비한 압수수색 왜 하필 지금?”
국가정보원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을 내란음모 예비죄로 자택 및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33년만에 등장한 내란음모죄에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은 충격을 넘어 공포감이라는 반면, 야당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정원은 28일 이석기 의원 등 진보인사 10명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을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이석기 의원 등 진보당은 ‘날조극’ 이라며 혐의 사실을 전면부인했다. 이석기 의원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서 “국기문란 사건의 주범인 국정원이 진보와 민주세력을 탄압하고 있다”며 “유사 이래 있어본 적이 없는 엄청난 탄압책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혐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종북 세력 척결의 시발점이 되야 한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상황을 주시하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충격을 넘어 공포감마저 든다. 통합진보당은 국정원과 검찰의 압수수색을 긴급조치에 비유하며 공안정치가 부활했다고 반발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종북, 친북세력의 이적활동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이 국회까지 들어와 현역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현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2010년부터 3년간 준비된 이 사건에 대해 왜 하필 지금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했는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정원의불법 대선개입 실체가 드러나고 국정원 전면 개혁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가 이미 임계점에 이르렀다. 그래서 지금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과거 중앙정보부와 안기부가 어떻게 공안사건을 만들어 정권의 위기를 회피해 왔는지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국정원의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택시 타고 도주했다’, ‘총기 마련’ 등의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언론 보도는 넘쳐나고 있지만 검찰도 국정원도 무엇이 실체인지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없다”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확인할 방법도 현재는 없다. 진실은 어떠한 정치적 의도에 의해서도 왜곡되거나 과장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도 ‘CBS 라디오’에 “압수수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통합진보당 측은 모든 과정을 적법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대치 중이라는 언론 보도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내란예비음모 혐의에 대해서도 “종북으로 더 이상 약효가 떨어지니까 종북이 아닌 새로운 것으로 내란음모죄를 들고 나왔다”며 “이건 완전히 어이없는 소설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에 대해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면서 언론을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이정현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도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내용의 엄중함을 볼 때 대통령도 보고받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 8.28 ‘데일리 고발뉴스’ “이석기와 정국의 향방” (08초~)
